오피스텔로 용도변경?...애물단지된 값비싼 ‘생활형 숙박시설’

설계변경 문의 빗발...주차장 증설 가장 큰 난제
청주힐스테이트, 시행사와 협의 필수...갈등 예상

오는 10월 생활형 숙박시설(생숙)의 실거주 규제를 앞두고 수분양자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주차장 증설, 소유주와 시행사간 협의 등의 과제가 산적해 있어 주거용 오피스텔로의 용도 변경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12일 청주시 등에 따르면 가경동 힐스테이트 청주센트럴, 오창읍 센트럴허브, 오창읍 스카이베이더파크 등 청주지역 생활형 숙박시설에 대한 오피스텔 설계 변경 문의가 관련 부서에 잇따르고 있다.

생숙의 실거주를 제한하기 위한 숙박업 신고의무 유예기간이 10월14일자로 만료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많은 수분양자들은 관리 위탁업체와의 장기 투숙계약을 맺어 본인이 직접 거주해왔지만, 숙박업 신고의무 유예기간 만료 후에는 숙박업 외 용도 사용이 금지된다.

주거용 오피스텔 용도변경 없이 생숙에서 실거주할 경우 매년 시세의 10%에 해당하는 이행강제금을 물게 된다.

문제는 오피스텔 용도변경도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정부가 유예기간 ▲발코니 철거 면제 ▲다른 용도와 복합건축 시 전용 출입구 별도 설치 ▲전용면적 85㎡ 초과 시 바닥난방 설치 금지 조건을 면제했지만, 이 부분 없이도 해결 과제는 많다.

주차시설, 소방시설, 복도 폭, 통신실, 바닥 두께 등을 오피스텔 조건에 맞게 모조리 바꿔야 한다.

가장 큰 난관은 주차장 증설이다. 현재 운영 중이거나 건립 중인 대부분의 생숙은 오피스텔 기준에 맞는 주차장 대수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162가구(전용면적 165~198㎡) 규모로 건립 중인 '힐스테이트 청주센트럴'의 경우 주차장 면을 385개에서 463개로 78개나 늘려야 한다.

청주시 관계자는 "소방시설이나 통신실 설치 부분은 설계 변경으로 해결될 수 있지만 문제는 주차장"이라며 "부족한 주차장 면 만큼 부지를 더 확보해야 해 사업비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시행사와 수분양자들의 변경 협의도 숙제다.

수분양자 중 한 명이라도 거부하면 용도 변경은 불가능하며, 모두 동의해도 시행사 측이 거부하면 설계 변경은 진행되기 어렵다.

힐스테이트 청주센트럴도 양 측의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시행사가 분양 공고에 '준공 전후 개인 또는 임의단체를 구성해 설계 변경에 해당하는 호실 내·외 및 공용부분 시설물 등의 추가 변경을 요구할 수 없다'는 사항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생활형 숙박시설에 대한 정부 규제가 다가오자 힐스테이트 청주센트럴 입주 예정자 80%가 오피스텔 전환 동의서에 사인을 했다고 들었다"면서 "설계 변경없이 위탁사를 끼고 숙박업으로 운영하는 방법도 있지만, 원치않는 이들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 침체에 고금리까지 겹쳐 급매물 얘기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지구단위계획도 고려 대상이다.

청주시 지구단위계획에 따라 오창읍 중심상업지역에 건립 중인 센트럴허브, 스카이베이더파크는 설계변경을 해도 건축 연면적의 70% 이하만 오피스텔로 사용해야 한다.

30% 이상은 레지던스, 음식점, 병원 등 다른 용도로 채워야 한다.

이 밖에도 소방시설 개선, 장애인·노인·임산부 등 약자를 위한 시설 설치, 바닥 두께 개선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산적해 있다.

복도 폭도 오피스텔 기준에 맞춰 바꿔야 한다. 양쪽에 문이 있으면 1.8m 이상, 한쪽에만 있으면 1.2m 이상 거리 확보가 필수다.

부동산 관계자는 "규제 사정권에 들어간 자산은 신경쓸게 너무 많아 추천해주기 쉽지 않다"며 "용도 변경도 안 되고, 매물도 안 팔리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임대 수익 밖에 답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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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