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두산위브 더센트럴' 초기계약금 5%로 입주까지
'엘리프 미아역' 계약금 10%·중도금 2%만 받기로 조율
전국 미분양주택이 7만5000가구를 넘기고 있는 가운데, 전국 곳곳에서 미분양 해소를 위해 '중도금 유예' 카드를 선택하는 단지들이 늘어나고 있다.
17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인천시 동구 송림동 '인천 두산위브 더센트럴'은 현재 초기 계약금 5%만 내면 잔금 때까지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이 없다. 중도금은 전액 대출이 가능하고 중도금 이자도 후불제 방식을 활용해 잔금 때 납부하면 된다. 여기에 당초 분양대금의 10%였던 계약금을 5%로 인하함에 따라 최소 1000만원대의 금액만으로 분양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단지는 지난해 7월 분양 당시 총 487가구 공급에 725명이 청약해 1.49대 1의 경쟁률을 보였는데, 전용 84㎡ 2개 타입을 제외한 모든 면적이 미달되는 등 미분양이 해소되지 않자 이러한 혜택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또 서울 강북구 미아동 '엘리프 미아역'은 당초 계약금 10%, 중도금 20%, 잔금 70%가 계약조건이었지만 현재는 계약금 10%와 중도금 2%만 먼저내면 중도금 18%와 잔금 70% 등 88%는 입주 때 낼 수 있도록 조율을 해주고 있다.
수도권 이외의 지역 역시 대전 동구 삼성동 대전역 e편한세상 센텀비스타는 통상 분양가의 60%인 중도금 비율을 20%까지 낮추고 중도금 무이자 혜택까지 제공하기로 했다. 여기에 대출이 어렵거나 까다로운 이들을 위해 계약금 10%와 1차 중도금의 2%만 납부하면 나머지 금액은 입주시까지 연체료 없이 유예가 가능하도록 했다.
대구 수성구 파동 '수성레이크 우방아이유쉘'도 중도금 비율을 당초 60%에서 40%로 낮추고 나머지 20%는 잔금 때 받기로 했으며, 중도금 이자 후불제 혜택도 제공하고 있다. 대구 수성구 신매동 '시지 라온프라이빗'은 분양가 대비 10%인 최대 7000만원까지 입주지원금은 물론 잔금 납부 유예, 중도금 무이자, 시스템에어컨 무상 시공 등을 약속하기도 했다.
건설사 등 사업주의 입장에서 수분양자에게 중도금을 받지 않은 상태로 공사를 진행하는 것은 쉽지 않다. 중도금을 유예하게 되면 사업주가 분양 대금 없이 자기 자본을 투입하거나 금융권을 통해 공사 자금을 더 조달해서 사업을 마무리 지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자금여력이 부족한 사업주는 유동성에 문제가 발생해 파산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이러한 이들이 '중도금 유예' 카드를 쓰고 있는 것은 부동산 미분양 시장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건설사 등 일부 주체가 미분양 리스크를 모두 떠안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시행사, 건설사, 금융권 등 각 주체의 책임 분산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김현 한국기업평가(KR) 평가2실 책임연구원과 최한승 평가2실 실장은 '미분양 리스크 현실화 시점에 대한 KR의 견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건설사 입장에서는 PF와 미분양 위험에 대비할 수 있는 길지 않은 이 시간에 선별적으로 착공 전환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건설사에 대한 책임론, 이에 따른 무조건적인 할인 분양 요구는 장기적으로 건설산업을 영속시킬 수 있는 해결방안이 될 수 없을 뿐더러 실현가능성도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행사, 건설사, 금융권 그 어느쪽으로 절대적인 손실 전가나 책임을 지우는 것 보다 이해관계자들의 조율을 기반으로 기착공사업의 담보가치를 완성시키는 상생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결국 완성된 담보물이 없다면 언제가 될지 모를 대금 회수의 가능성도 사라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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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