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尹 우크라 군사지원 시사 발언 맹공…"국민 벼랑 끝 내몰아"

尹 '우크라 군사 지원 고려' 발언 비판
"군사 지원 시사 발언 당장 철회해야"
"러시아와 적대관계 자초…무모·무지"
"한일회담처럼 美 뒤통수 맞을까 걱정"

더불어민주당은 20일 윤석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가능성' 발언을 두고 "우리나라와 국민 전체를 벼랑 끝으로 내모는 위험천만한 입장"이라며 비난을 쏟아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군사적 지원 가능성 발언을 당장 공식 철회하라"며 "민주당은 국익과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가져올 정부의 일방적 결정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방미를 앞두고 또다시 우리나라와 국민 전체를 벼랑 끝으로 내모는 위험천만한 입장을 천명했다"며 "이로써 미국이 이문희 전 외교비서관과 김성한 전 안보실장 간의 대화를 도청한 것은 명백한 사실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동안 우리가 물자와 인도적 지원 원칙을 고수한 이유는 국익과 안보를 최우선에 놓고 외교·경제적 실리를 철저히 따진 결정에 기반한 것"이라며 "이 원칙을 하루아침에 허물어 버린 윤 대통령의 발언은 사실상 '제3국 전쟁 관여도 가능하다'는 말과 같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아울러 "외교 안보 문제일수록 제발 신중을 기하라고 거듭 촉구했건만, 자칭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이라는 윤 대통령은 우리 기업은 안중에도 없는 모양"이라며 "윤 대통령은 한미회담 시작도 전에 또다시 미국 요구를 그대로 따르며, 스스로 운신의 폭만 좁혀놓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 전에 공식화했어야 할 것은 군사지원 가능성 시사가 아니라, '분명한 불가 원칙 고수'여야 했다"며 "윤 대통령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국익에 기반한 분명한 성과를 반드시 가져와야 할 것이다. 이는 국민의 요구"라고 덧붙였다.


김민석 당 정책위의장은 "헌법과 국익, 역사적 진실을 건 대일 외교전을 일본의 편을 들어 끝내려고 했던 대통령도 처음이지만, 나토도 미국도 개입하지 않는 전쟁에 뛰어들어 인접국 러시아와 적대관계를 자초하는 무모하고 무지한 대통령도 처음"이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의 발언은) 실언이 아니라 전면 실격이고 완전 무자격"이라며 "미국과 이야기가 된 하청 발언이라면 즉각 공식 취소하고 러시아에 해명하라. 논의 중이라면 러시아를 적대한 이후에 미국이 담보한 약속이 무엇인지 밝혀라"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헌법 정신을 감안할 때 이런 국가 중대사에 관해 최소한 국민투표에 준하는 민심 확인 과정을 거칠 것을 요구한다"라며 "국민의 매를 자초하는 무지한 언행을 즉각 중단하지 않으면 거부권 행사를 능사로 아는 윤 대통령의 자격 자체를 국민이 거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신정훈 의원은 "12년 만에 이뤄지는 (미국) 국빈 방문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우려가 벌써 크다"라며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 도청 의혹, 인플레이션 감축법 문제 등 실타래처럼 얽힌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한민국 국익과 안보를 심대하게 위협할 수 있는 사안을 국회는 물론 정부와 면밀한 조율 없이 발언하는 건 매우 위험하다"라며 "앞서 한일 정상회담같이 모든 것을 내주고도 뒤통수만 맞고 돌아오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할 것이다. 부디 이번만큼은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 역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이재명 대표도 전날 취재진에게 "보수와 진보 정권을 막론하고 어떤 정권도 적대국을 만들어 내는 외교정책을 한 바가 없다"라며 "대한민국 국익에 심각한 위해를 가하는 이번 결정에 대해 대통령의 재고를 강력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 보도된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지원과 관련해 대규모 민간인 공격 등이 발생할 경우 "인도적, 재정적 지원에 머물러 이것만을 고집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사실상 무력 지원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만약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라든지, 국제사회에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대량학살, 전쟁법을 중대하게 위반하는 사안이 발생할 때는 인도 지원이나 재정 지원에 머물러 이것만을 고집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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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행정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