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 일제히 尹 '무기지원·대만해협' 언급에 반발…'가치 외교' 시험대

러 "북 무기제공" 중 "말참견 허용안해"
한미 정상회담 앞두고 미국 밀착 행보
미중 기술경쟁…북 국제사회 대응 염두

윤석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대만해협 현상 변경 반대 발언을 두고 러시아와 중국이 각각 반발하면서 당분간 관계 악화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지난 19일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만약에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라든지, 국제사회에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대량학살이라든지, 전쟁법을 중대하게 위반하는 사안이 발생할 때는 인도 지원이나 재정 지원에 머물러 이것만을 고집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직접 지원할 가능성을 처음으로 언급했다.

대만 해협 긴장 상황에 대해서도 "이런 긴장은 힘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시도 때문에 벌어진 일이며 우리는 국제사회와 함께 힘에 의한 현상 변경에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윤 대통령이 주변국의 분쟁 문제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한 입장을 내놓은 데는 가치 외교를 중심으로 하는 정부의 글로벌 중추국가(GPS) 전략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연방안전보장회의 부의장은 "우리가 그들의 가장 가까운 이웃인 북한에 최신 무기를 제공한다면 한국 국민들이 뭐라고 말할지 궁금하다"고 맞섰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타인의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엄수할 것을 촉구했다. 이를 두고 우리 외교부는 "입에 담을 수 없는 발언"이라며 "중국의 국격을 의심케 하는 심각한 외교적 결례"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과의 밀착을 강화하려는 것이 아니냔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와 반도체 공급망 회복력 작업반(Fab4) 협력을 통해 미중 기술 갈등에 있어 국익에 기반한 경제안보외교를 추구하겠단 계획이다. 아울러 북한의 도발에 따른 유엔 안보리 차원의 대응을 위해서도 한미 동맹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국과 러시아도 최근 '신시대 전면적 전략 협력 동반자 관계 심화 공동성명'을 발표하는 등 미중 갈등과 우크라이나 전쟁을 염두에 둔 밀착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외교부 당국자는 "우크라이나의 자유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 대만해협의 평화가 지속되길 바란단 입장도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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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이병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