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 등 혐의 은수미 전 성남시장, 항소심도 징역 2년

항소심 재판부 "원심 판단 정당...합리적 범위 벗어났다고 보기 어려워"

자신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수사자료를 받는 대가로 담당 경찰관의 부정한 청탁을 들어준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은수미 전 경기 성남시장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수원고법 형사1부(고법판사 박선준 정현식 배윤경)는 4일 은 전 시장의 뇌물수수 및 공여,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 사건 선고 공판을 열고 은 전 시장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또 뇌물공여 등 혐의로 같이 재판에 넘겨진 은 전 시장의 정책보좌관 박모씨와 은 전 시장의 비서관 김모씨에게 각각 징역 4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등을 선고한 원심도 그대로 유지했다.

은 전 시장은 1심에서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받아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이후 은 전 시장과 검사 측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양형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했다.

그러나 항소심의 판단도 원심과 같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경찰관들의 요구사항을 보고받고 승인하지 않았으며, 부정한 청탁에 대한 대가로 뇌물공여가 이뤄진 것이 아니라는 등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등을 주장하지만 원심의 판단은 모두 정당하다고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또 여러 양형 사유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점 등을 보면 원심의 판단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려워 원심의 판단을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은 전 시장은 전 정책보좌관 박모씨와 공모해 2018년 10월 자신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관 김모씨로부터 수사기밀을 제공받고 그 대가로 직권을 남용해 김모씨 지인의 6급 팀장 보직 등 경제적 이익을 준 혐의로 기소됐다.

또 김씨의 상관이던 다른 경찰관의 인사 청탁을 들어주고, 박씨로부터 휴가비와 출장비, 명절 선물 등 명목으로 467만원 상당의 현금과 와인을 수수한 혐의도 있다.

이 사건 1심 재판부는 은 전 시장의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해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1심 재판부는 "이 사건은 공공성, 청렴성에 대한 사회 일반의 신뢰를 훼손하는 사건으로 성남시정을 총괄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은 시장의 공공성에 대한 심각한 불신을 초래했다"면서 "더욱이 자신의 범행을 반성하지 않고 비합리적인 주장을 하며 부인하고 부하 공무원에게 책임을 전가하기도 하고 있다"고 판시했다.

한편, 재판부는 은 전 경기 성남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수사 자료를 제공해 주는 대가로 부정한 청탁을 요구한 전직 경찰관 김모씨 항소심에서도 원심과 같은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또 이를 들어 준 혐의를 받는 성남시 전 정책보좌관 박모씨에게는 징역 7년을 선고하고 벌금 1억5000만원, 1억원 추징을 명령했다. 검찰의 공소장 변경에 따라 원심을 파기하되 1심과 같은 형을 선고한 것이다.

김씨는 2018년 은 전 시장이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로 수사를 받던 당시 성남시 전 정책 보좌관이었던 박씨로부터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시 소속 공무원에 대한 인사 청탁 등을 요구한 혐의로 기소됐다.

박씨는 김씨가 부탁한 청탁을 들어주고, 성남시 내 CCTV 공사와 관련한 계약 체결을 대가로 업체 측 브로커로부터 1억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다.

항소심 재판부는 "여러 정황을 살펴보면 인사 청탁을 하고 이를 들어줬다는 점이 인정되며, 부정한 청탁 여부에 관해서도 대가관계라는 인식이 있었다고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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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본부장 / 이병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