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억원 초과' 대출규제 폐지에…실수요자 잠실 몰렸다

송파구, 서울서 30대 매수세 가장 많이 붙어
대출규제 완화, 4~5억 급락 맞물리며 거래량↑
"몇달새 딴판"…호가 높아지면 매수세 꺾일수도

 '15억 대출 상한선'이 사라지면서 올 들어 송파구 아파트에 젊은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대출 규제 완화와 함께 대단지 아파트에서 고점 대비 수 억 원 낮은 가격의 급매물이 쏟아진 게 맞물렸다는 분석이다.



11일 한국부동산원 월별 매입자연령대별 아파트매매 거래현황을 보면 지난 3월 기준 서울 아파트를 가장 많이 사들인 연령대는 30대였다. 전체 3234건 중 1059건으로 전체의 32.74%를 차지했다. 40대(821건), 50대(553건)가 그 뒤를 차지했다.

30대의 매수가 가장 많았던 자치구는 송파구(87명)였다. 강남·강서(77건), 강동(68건), 영등포(65건) 등 순이었다. 중저가 아파트가 몰린 도봉(39건), 강북(14건), 금천(14건), 관악(29건) 등과 비교해 확연히 차이나는 수치다.

올 들어 송파에서 많이 거래된 아파트 단지를 보면 전용면적 59㎡도 15억원을 웃도는 단지들이 주를 이뤘다. 가락동 헬리오시티(139건), 신천동 파크리오(84건), 잠실동 트리지움(50건)·리센츠(46건)·잠실엘스(36건) 등이 상위를 차지했다.

전 정부에서는 시가 15억원을 넘는 아파트에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했지만, 지난해 말부터 대출이 가능해지면서 강남권 진입을 노리는 젊은층의 매수가 많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잠실동 대단지 아파트의 전용 59㎡는 20억원선에서 거래되다가 지난해 말 트리지움이 15억원(7층)에 거래되는 등 크게 하락하자 매수대기자들이 저점을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잠실동은 토지거래허가제로 묶여 있어 실거주만 가능하기 때문에 실수요층으로 볼 수 있다.

이 같은 수요에 급매물이 빠르게 소진되고 호가 및 실거래가도 훌쩍 뛴 모습이다. 지난달 트리지움에서 16억5000만원(8층)과 16억7000만원(24층)에 거래가 됐다. 엘스에서는 지난 6일 17억5000만원(24층)과 18억원(25층)에 각각 계약이 성사됐다.

잠실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몇 달 사이 시장이 딴 판이 됐다"며 "소형 기준 실거래가도 1억 가까이 뛰었고, 그보다 더 낼 용의가 있다는 매수자들이 많지만 집주인들은 호가를 더 높여 부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높은 호가에도 매수세가 지속될 지는 미지수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송파 지역에서 매수세가 붙은 데에는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대출 규제가 폐지된 영향이 있다고 본다"며 "호가가 계속 높아지면 해당 지역 매수세가 꺾이면서 다른 지역으로 관심이 옮겨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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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