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기조에 대출 이자 부담…청약 수요 '옥석가리기'
주변 단지 대비 합리적 분양가 책정 단지에 수요 집중
부동산 시장 침체 속 분양시장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분양가와 입지, 브랜드에 따라 단지별 청약 성적이 달라지고 있다.
주변 시세보다 낮은 이른바 '착한 분양가'를 앞세워 분양에 나선 단지에는 청약 수요가 몰렸지만, 비싼 분양가 논란을 빚은 단지에서는 미달 사태가 빚어졌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이후 분양시장의 온기가 돌고 있지만, 고금리기 기조가 이어지면서 청약 수요자들의 '옥석 가리기'가 심화하고 있다. 특히 고금리 기조에 따른 이자 부담 증가 등으로 신규 청약 시장 분위기가 냉각되면서 분양가가 청약 성적을 결정짓는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15일 과천 지식정보타운 총 4개 단지에서 6가구 무순위 청약 접수를 진행한 결과에 따르면 총 1만4175명이 몰려 평균 2362.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과천 르센토 데시앙(전용면적 84㎡) 1가구에 4746명이 신청했다.
또 과천 푸르지오 벨라르테(전용면적 99㎡)는 1가구 모집에 3926명, 과천 푸르지오 오르투스 전용면적 84㎡ 1가구에 2859명, 전용면적 74㎡ 2가구에는 1961명이 몰랴 980.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과천 푸르지오 라비엔오는 특별공급 신혼부부 물량 전용면적 84㎡ 1가구에 683명이 청약을 신청했다. 청약 부적격이나 계약 취소에 따라 발생한 잔여 물량으로, 3년 전 책정된 분양가로 주변 단지 시세보다 4~5억원 가량 저렴하다.
이와 함께 서울 은평구 새절역두산위브트레지움 특별공급 114가구 모집에 3133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27.5대 1을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은 123.4대 1로 19가구 모집에 2359명이 신청한 전용면적 59㎡에서 나왔다. 또 지난달 청약에 나선 동대문구 휘경자이디센시아는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이 51.7대 1을 기록했다. 329가구 모집에 1만7013명이 몰렸고, 이달 계약률 100%를 달성했다. 또 은평구 센트레빌아스테리움시그니처와 영등포구 영등포자이디그니티는 1순위 청약에서 각각 11.4대 1, 198대 1로 마감했다.
반면 인근 단지 시세 대비 분양가가 높은 단지의 청약 성적은 저조했다. 인천 미추홀 루브르 숭의는 절반 이상의 평형이 미달을 기록하며 평균 경쟁률 0.38대 1로 1순위 청약이 미달됐다. 전용면적 59㎡ 기준 분양가는 3억2500만원 수준으로, 인근 현대아파트 전용면적 65㎡ 기준 실거래가 2억원에 비하면 1억2000만원 비싸다.
또 시흥 센트럴 헤센은 지난해 6월 진행한 분양가로 조합원 취소분에 대한 1순위 청약을 진행했지만 아직 미달로 남아있다. 해당 단지는 분양가가 4억5000만원 수준으로, 실거래가가 그보다 1억3000만원 낮은 3억2000만원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지역에 상관없이 분양가와 입지, 브랜드, 미래가치 등 상품성을 갖춘 단지에 청약 수요가 몰리는 청약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부동산 규제를 일부 완화하더라도 고금리에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청약 대기 수요가 분양가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청약 수요자들의 옥석 가리기가 뚜렷해지면서 합리적인 분양가와 입지 브랜드 등에 따라 분양 성공 여부가 판가름 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주택 매수심리가 위축되면서 청약 시장에선 옥석가리기가 더욱 뚜렷해지고,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주택 수요가 많은 서울과 수도권 지역이라도 분양가와 입지 여건 등에 따라 분양 성적이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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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