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들 방임…딸 영양실조로 숨져
아들에게는 신체적 학대 한 혐의도
1심 징역 30년 각 선고…원심 확정
2세 여아 등 자녀에게 음식을 제공하지 않고 상습적으로 학대해 영양실조 등으로 숨지게 한 친모와 계부가 모두 중형을 확정 받았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살해) 혐의로 기소된 친모 A(22)씨와 계부 B(29)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30년을 각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9일 밝혔다. 8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수강과 10년 간의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 명령도 각 유지했다.
A씨와 B씨는 2021년 10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주거지인 울산 남구의 원룸에 31개월(2세) 딸과 생후 17개월 된 아들을 방치하고 식사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은 채 방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딸은 방임 끝에 지난해 2월 영양실조·뇌출혈 등으로 숨졌다. 딸의 사망 당시 몸무게는 7㎏ 정도로 또래 아이들의 평균 몸무게(15㎏)의 절반에 불과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계부 B씨는 딸이 배고픔에 개 사료와 개 배설물을 먹고 바닥에 쓰러져 있는 것을 보고도 구호 조치를 하지 않고 이를 사진으로 찍어 A씨에게 전송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아들을 상대로 상습적 방임과 함께 신체적 학대를 한 혐의도 받는다.
지난해 7월 1심은 "피해자가 느꼈을 고통과 공포가 상상하기조차 어려워 엄벌이 불가피하다"며 두 사람에게 징역 30년을 각 선고했다.
A씨는 살해 고의가 없었고, 사망을 예견할 수도 없었다며 항소했다. B씨는 피해 아동들 중 딸의 친부가 아니므로 아동복지법상 '보호자'의 신분이 없다며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그러나 항소심은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B씨가 딸이 생존한 기간 대부분 함께 살며 양육했고, A씨의 경우 자녀들에게 음식물을 제때 제공하지 않았을 때 사망을 예견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취지다.
대법원은 이 같은 원심 판결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보고 두 사람의 상고를 모두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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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금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