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日 후쿠시마 핵 오염수 공동 대응 강구"
"中, 최대 흑자국에서 최대 적자국 전환돼 곤란"
싱하이밍 "日, 이익 위해 태평양을 하수도 삼아"
"한-중 관계 많은 어려움 부딪혀…가슴 아프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8일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와 만나 "한중수교 이후에 양국의 국민들 간에 신뢰와 존중이 매우 높게 형성돼 있다가 최근에 많이 후퇴하고 있다는 우려들이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싱하이밍 대사는 "현재 한중 관계가 많은 어려움에 부딪혔다"면서도 "솔직히 그 책임은 중국에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주한 중국대사 관저에서 진행된 싱하이밍 대사와의 회동에서 "한국, 그리고 중국 국민들 사이에 신뢰가 회복되고 또 확산될 수 있도록 정부당국의 좀 더 추가적인 노력들이 필요하지 않겠냐"고 밝혔다.
이 대표는 "중국과 대한민국이 수교한 지 올해로 30년이 되는 것"이라며 "30년이 되면서 정말로 동북아시아에서 중국과 대한민국의 발전 정도가 아주 빠르고 규모가 컸다고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한중관계는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까지 격상이 됐는데 최근에 국제 정세나 경제 상황들이 한중관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며 "한국 입장에서 중국이 최대 흑자국에서 최대 적자국으로 전환이 되면서 경제가 매우 많은 곤란에 봉착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또 "국내 기업들, 수출기업 그리고 현지에 진출한 기업, 현지 교민들의 의견을 들어봤는데 여러 가지 어려움들을 호소하고 있다"며 "싱하이밍 대사와 중국 정부에서 각별한 관심을 가져주시기를 부탁을 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북한의 핵 개발, 미사일 발사가 이어지면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한국이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것처럼 중국 정부 역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라는 대원칙에 공감하고 지지를 표명하는 것으로 안다. 한반도의 비핵화, 그리고 평화의 정착, 또 지역 안정을 위한 그간의 노력을 계속 이어가주시기를 부탁드리고 싶다"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싱하이밍 대사는 "현재 한중 관계가 많은 어려움에 부딪혔다. 저는 이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가슴이 아프다"면서도 "솔직히 그 책임은 중국에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한국의 핵심 관심 사항을 존중하는 동시에 한국도 중국의 핵심 관심 사항을 존중해주면 고맙겠다. 대만문제는 중국 핵심 이익 중의 핵심이고 한중 관계의 기초이기도 하다"며 "수교할 때 한국이 이에 대해 중국에 엄숙히 약속했다. 한국 측이 약속을 제대로 지키고 대만 문제 등에서 중국의 핵심 우려를 확실히 존중해주면 고맙겠다"고 전했다.
한국의 대중 무역 적자 확대에 대해서는 "글로벌 경제 상황이 좋지 않고 반도체 경기가 하강 국면에 들어서는 등 객관적 원인 때문이기도 하지만 일각에서 탈중국화 추진을 시도한 것이 매우 중요한 원인이라고 생각한다"며 "한국이 대중국 협력에 대한 믿음을 굳건히 하고 중국 시장과 산업 구조의 변화에 순응하며 대중 투자 전략을 시기 적절히 조정하면 중국 경제 성장의 보너스를 지속적으로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국제 정세가 복잡하게 변하고 있고 한중 관계는 외부 요소의 도전에 직면해있다. 한국이 중국과의 관계를 처리할 때 외부 요소의 방해에서 벗어나주면 대단히 고맙겠다"며 "미국이 전력으로 중국을 압박하는 상황 속에서 일각에서 미국이 승리하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는 베팅을 하고 있지만 이는 잘못된 판단이고 역사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대표와 싱하이밍 대사는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시도를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이 대표는 "최근 일본의 핵 오염수 해양 투기 문제 때문에 주변국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데 이 문제에 대한 대응도 가능하면 목소리도 함께 내고 또 공동의 대응책도 강구해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에 싱하이밍 대사도 "일본 정부가 거듭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합리화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면서 수질은 인체에 해가 없어 방류는 정당하다고 밝히고 해양 방류를 원전 오염수 처리의 유일한 해결책으로 삼았다"며 "이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는 것이 다시 입증됐다"고 화답했다.
대사는 "일본이 경제적 이익을 위해 태평양을 자신의 집의 하수도로 삼고 있다. 이것은 지극히 무책임한 일"이라며 "일본은 곧 정식으로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이는데 우리는 결연히 반대한다. 한국과도 이런 면에서 잘 협력하고 그렇게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천준호 민주당 당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는 외교·안보 문제로 한국과 중국의 경제 관계가 경색되는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중국 정부의 협력을 당부했다"며 "특별히 한국과 중국 국민 간의 신뢰회복과 우호증진을 위해 중국 정부가 노력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설명했다.
천 비서실장은 "이 대표는 장기적 안목으로 한중 우호관계를 지속하고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공공외교를 강화하자고 제안했다"며 "일본의 후쿠시마 핵 오염수와 관련된 깊은 우려를 교환하고 싱하이밍 대사도 한국과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에서 '여당을 패싱하고 야당을 먼저 만났다'고 비판한 데 대해서는 "중국 대사관이 민주당에만 얘기한 것은 아니고 국민의힘 쪽에 같이 만남을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저희가 먼저 대답한 것으로 알고 있고 저쪽은 일정을 협의중인 것으로 안다. 정확한 것은 중국 대사관 쪽에 확인해달라"고 했다.
이날 이 대표와 싱하이밍 대사의 만찬 메뉴는 중국의 오리고기 요리인 '베이징 카오야'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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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 한지실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