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0 민주항쟁 기념식, 명동성당서 첫 개최 .... 정부는 불참

경기 의왕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주최하고, 행정안전부가 주관하는 '제36주년 6·10 민주항쟁 기념식'이 오는 10일 오전 10시 서울 명동대성당 꼬스트홀에서 국가 주요 인사와 민주화운동 관계자 등 3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이번 기념식은 '민주路-같이 걸어온 길, 다시 가야 할 길'을 주제로 사전 공연, 6·10 민주항쟁 소개 및 개막 영상 상영, 국민의례, 경과보고, 기념사, 6·10 민주항쟁을 기억하는 편지 낭독, 기념공연, 합창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기념공연은 가수 권인하와 완이화가 ‘일어나’를 듀엣으로 부른다. 이후 참석자 전원이 ‘광야에서’를 제창하며 기념식은 마무리된다고 행사를 주최하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설명했다 .

6·10 민주항쟁 기념식이 명동성당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명동성당은 1987년 6월 민주화를 열망하며 거리로 나선 학생과 시민을 공권력의 강경 진압 앞에서 끝까지 보호하며 6·29 선언으로 향하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지선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은 "그동안 많은 시민이 함께 이룩해 온 민주주의의 가치를 기억하며 앞으로 가야 할 길에는 더 나은 민주주의가 놓일 수 있도록 일상에서 민주주의를 가꿔나가겠다"고 말했다.

반면 정부 측은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9일 제36주년 6·10 민주항쟁 기념식 주최자에서 빠지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초 기념식에는 한창섭 행안부 차관이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이 또한 불발됐다.

행안부가 기념식 불참을 결정한 것은 기념식을 주관하는 행안부 산하 공공기관인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윤석열 대통령 퇴진 구호를 내건 행사를 후원했기 때문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정부 예산을 받는 행안부 산하 공공기관이 대통령과 현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면서 정부에 대한 공격을 일삼는 특정 시민단체 정치 세력을 후원하는 건 용납할 수 없다"며 "(참석) 관행에 얽매이지 말고 원점에서 개선하기로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행안부가 6·10 민주항쟁 기념식에 불참하는 것은 주최 이래 처음이다. 행안부는 지난 2007년부터 이 기념식을 주최해 왔다.

정부 측의 불참을 두고 야권에서는 비판이 나온다.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지난 9일 페이스북을 통해 "6·10 민주항쟁에 대한 윤석열 정부의 본심이 드러났다"며 "정부의 이번 발표는 사상 유례 없는 퇴행일뿐더러 스스로 법령에 규정된 의무를 방기하는 폭거"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의 공모사업 관리의 문제와 법령상 정부의 의무는 전혀 별개의 것"이라며 "하물며 기념사업회는 이미 문제된 단체의 후원 취소 결정을 통보했다"고 전했다.

그는 "역사적 기념일과 관련한 정부의 역할을 방기하고 반민주주의 퇴행을 일삼는 윤석열 정부는 돌이킬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도 지난 9일 페이스북을 통해 "6월 항쟁 기념식에 정부 인사가 불참한 것은 항쟁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국가기념일로 제정한 2007년 이후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윤 상임대표는 "6월 항쟁은 독재정권을 저지한 국민 항쟁이었다"며 "우리 국민은 헌법 위에 군림하는 정권을 단 한 번도 용인하지 않았고, 언제나 무도한 권력을 국민의 힘으로 끌어내렸다는 역사의 교훈을 명심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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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임정기 서울본부장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