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로 상인회, 대구기독교총연합회, 대구퀴어반대대책본부 등이 낸 대구 퀴어문화축제 집회금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됐다.
대구지법 제20민사부(부장판사 김광진)는 15일 채권자 동성로 상점가 상인회 등 37명이 채무자 무지개 인권연대 등 3명을 상대로 제기한 집회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채권자인 동성로 상인회와 상인들은 주위적으로는 대구 대중교통전용지구 및 인도에서 집회 또는 시위를 개최하거나 채무자들 소속 회원들로 하여금 집회 또는 시위를 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가처분 신청을 냈다.
예비적으로는 대구 중구 중앙대로에 있는 채권자들의 상점가 출입문으로부터 반경 100m 이내에서 무대 설치 및 물건 판매를 하거나 채무자들 소속 회원들로 하여금 이를 하도록 하여서는 안 되며 이를 위반하는 경우 채무자들은 공동해 각 채권자들에게 위반행위 1회당 100만원씩 각 지급하라는 취지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다양한 사상과 의견의 교환을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근간이 되는 핵심적 기본권이라는 점에서 표현의 자유 행사를 제한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는 점 ▲집회 시간이 당초 신고한 시간보다 짧을 것으로 예상되는 점 ▲과거 유사한 형태로 열린 집회의 사례에 비춰 집회가 폭력적인 방법으로 개최될 것으로 예상되지는 않는 점 등을 고려해 기각했다.
재판부는 "일정한 법률관계를 둘러싸고 기본권들이 충돌하는 경우에는 구체적인 사안에서의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이익형량과 함께 기본권들 사이의 실제적인 조화를 꾀하는 해석 등을 통해 이를 해결해야 한다"며 "채권자들이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채권자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피보전권리 및 보전의 필요성이 소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며 기각의 사유를 설명했다.
대구퀴어문화축제 주최 측은 오는 17일 대구시 중구 동성로 대중교통전용지구에서 퀴어 축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동성로상인회와 대구퀴어반대대책본부는 법원에 집회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대구퀴어문화축제조직위 대표와 인권위원장을 도로법 위반 등으로 경찰에 고발한 바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경찰의 교통 통제 협조 요청을 거부하며 "퀴어축제 때 주변 도로에 대해 버스노선 우회 요청이 경찰에서 왔지만 그런 조치를 취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구퀴어축제 조직위원회는 "부적절한 혐오차별 발언이다"며 규탄했고 정의당 대구시당은 "시민에 대한 차별과 폭력이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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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본부장 / 김헌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