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 어려운 것처럼 꾸며 LH긴급주거 도운 브로커 실형

사기·공공주택특별법 위반…징역 1년6개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공공임대주택 신청 자격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에게 돈을 받고 서류를 허위로 꾸며 입주를 도운 브로커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허명산)는 사기와 공공주택특별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59)씨에 징역 1년6개월과 추징금 1840만원을 선고했다.

김씨에게 돈을 주고 가짜 서류로 공공임대주택 입주자 자격을 취득한 혐의를 받는 이모(44)씨에게는 벌금 400만원을 선고했다.

김씨는 지난 2020년 1월 이씨에게 "150만원을 주면 LH로부터 긴급주거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제안해 작업비를 받은 뒤 이씨와 임대주택 입주신청서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를 받는다.

또 이씨가 소득이나 임차보증금 등 자산이 있는데도 주민센터 담당 공무원에게는 "배우자가 실직해 생계가 곤란해지는 등 생활이 매우 어렵다"는 취지로 거짓말을 하게 해 허위 고용·임금 확인서 등을 제출하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이씨 외 다른 이들과도 공모해 총 30회에 걸쳐 부정한 방법으로 공공임대주택을 임대받도록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공공임대주택 신청을 원하는 사람의 주소지를 고시원으로 옮겨 주거취약계층인 것처럼 속이게 하기도 했다.

김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인 LH를 속인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LH가 입주신청자들이 주거취약 계층의 요건을 갖춘 입주대상자인 것처럼 믿게 하는 것일 뿐"이라며 "임대차보증금 명목으로 지원되는 전세임대 대여금의 반환 여부나 매월 지급해야 할 월 임대료의 지급 의사 등에 착오를 일으키게 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한정된 공공임대주택 지원 예산을 낭비해 적법한 입주 신청자의 기회를 빼앗는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죄질이 좋지 않다"며 김씨에 실형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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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김종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