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불 대란' 머지플러스 남매, 항소심서도 징역 8년·4년

57만명에 머지머니 2521억 판매…횡령 혐의도
2심도 전자금융거래 위반 유죄…1심 선고 유지
法 "투자유치 실패 후 편법 써…사기 혐의도 유죄"

모바일 바우처 머지포인트 판매 중단 사태 관련 사기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머지플러스 대표 남매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 받았다.



14일 서울고법 형사6-1부(부장판사 원종찬·박원철·이의영)는 사기,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권보군(35) 머지플러스 최고운영책임자(CSO)와 머지플러스 실사주 권남희(38) 대표의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각각 징역 8년, 징역 4년을 선고했다. 머지플러스 주식회사에 대해서도 원심과 같이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권보군 CSO에 대해 53억3165만5903원의 추징 명령을 내린 1심 판단도 유지했다.

재판부는 두 사람의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에 대해 유죄로 판단했다. 또 머지머니 서비스 등은 전자금융거래법상 등록대상인 선불전자지급수단이 아니라는 이들의 주장도 배척했다.

재판부는 "머지머니의 결제 방식 역시 선불전자지급수단에 포섭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선불전자지급수단 발행 및 관리업에 대해서는 당심에서도 유죄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또 두 사람의 사기죄에 대해서도 유죄로 판단하며 "직원들 진술에 따르면 머지홀딩스 투자 유치가 실패하자 피고인들은 편법으로 머지플러스로 전자금융업 등록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업구조 자체가 적자에 기반한 것으로 보이며, 수익 창출로 이어지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2020년 5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머지머니 20% 할인 판매로 고액 적자가 누적돼 정상적인 사업운영이 어려워졌음에도 57만명의 피해자에게 이를 고지하지 않고 2521억원의 머지머니를 판매해 편취한 혐의 등을 받는다.

검찰 조사에서 이들은 전자금융업자 등록요건을 갖추지 못해 사업 중단 위기를 맞고 누적 적자를 감당할 재원이 없는 와중에도 '돌려막기' 식으로 머지포인트 결제대금을 지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금융위원회에 등록하지 않은 채 선불전자지급수단 '머지머니' 발행·관리업을 영위하고, 20% 할인결제를 제공하는 'VIP구독서비스' 이용자에게 결제대금을 정산해주는 전자지급결제대행업을 영위한 혐의도 받는다.

권 CSO는 남매 지간이자 머지오피스 대표이기도 한 권 대표와 공모해 2019년 8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머지오피스 법인자금을 신용카드대금이나 가족생활비, 주식투자, 생활비, 교회 헌금, 차량리스비 등으로 사용했다는 67억원 횡령 혐의 등도 받는다.

검찰은 머지포인트 매수자의 실피해액이 751억원, 머지포인트 제휴사 피해액이 253억원으로 피해액을 총 1004억원으로 산정했다.

이들은 머지머니 서비스 등이 전자금융거래법상 등록대상인 선불전자지급수단이 아니며, 향후 사업의 흑자전환이 가능했을 것이라는 주장을 폈으나 1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1심은 "이 사건 거래의 본질은 머지머니로 다양한 물품을 구입하는 것이고 결국 머지머니는 선불전자지급 수단이 맞다"며 VIP구독서비스가 전자결제대금대행업에 해당한다고 봤다. 흑자전환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당장 머지머니 판매고가 줄어들어 돌아오는 물품대금을 구입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배척했다.

1심은 "피고인 회사는 아직 투자자도 구하지 못한 신생기업인데, 이 기업에서 돈을 횡령해서 사적인 용도로 사용한 점을 비춰보면 피고인들이 장차 회사를 흑자기업으로 전환하려는 진지한 의사가 있었는지도 의문"이라며 이들의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판단했다.

한편 권 CSO 등과 함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혐의로 함께 기소된 권모(36) 머지서포터 대표이사는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심 절차 진행 중 사망해 공소가 기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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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 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