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기밀 유출하고 음주운전·폭행까지…대구경찰, 잇단 비위

법의 심판대에 선 민중의 지팡이…술 취해 운전대 잡기도
"기강 확립이 급선무…반복되면 불신, 커질 수밖에"

수사기밀 유출, 음주운전, 폭행, 뇌물수수, 후배 여경관 스토킹 등 잇따른 일탈로 올해 들어서만 입건되거나 법의 심판대에 오른 대구지역 경찰관들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술에 취해 운전대 잡은 경찰관들…만취 후 주먹 휘두르기도

21일 경찰 등에 따르면 수성구 일대에서 음주 운전한 혐의로 남부경찰서 형사과 소속 50대 경정이 입건된 것을 비롯해 서부경찰서 소속 40대 경위, 동부경찰서 소속 30대 경사, 대구경찰청 제5기동대 소속 30대 순경 등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아 입건됐다. 일부는 법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만취 상태에서 주먹을 휘두른 경찰관과 클럽에서 시비가 붙어 폭행 사건에 휘말린 경찰관도 있다.

달서구 용산동의 식당에서 부서 회식 후 직장 동료 3명에게 주먹을 휘두른 혐의로 입건된 성서경찰서 소속 40대 경사, 수성경찰서 소속 40대 경위는 술에 취해 택시기사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대 순경은 클럽에서 미성년자 2명과의 폭행 사건에 휘말렸다.

◆뇌물수수, 스토킹, 수사기밀 유출…법의 심판대에 선 민중의 지팡이

민중의 지팡이라고 일컫는 경찰관들이 올해 유독 법의 심판대에 많이 서기도 했으며 포승줄에 묶이거나 수갑을 차기도 했다.

동부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 소속 경사는 청탁과 함께 뇌물을 받고 인터넷 도박에 가담한 혐의로 2심에서 징역 1년3개월을 선고받았다. 부정한 청탁을 받고 구속영장 신청을 고의로 지연하고 압수수색영장 등 영장 신청을 재검토하도록 하는 등 혐의로 대구경찰청 전 사이버수사과장(총경)과 전 사이버수사대장(경정) 등은 재판을 받고 있다.

후배 여경찰관에게 음란 메시지 전송하고 또 다른 후배 여경찰관을 미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아 법정구속된 40대 경위는 2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건설노조를 상대로 압수수색에 나선다는 대구경찰청의 계획을 미리 유출한 혐의로 대구경찰청 공공안녕정보외사과 소속 정보관은 구속됐다.

불법주차 과태료 처분에 불만을 품고 허위 범칙금 납부통고서를 '셀프' 발부하고 행사한 경찰관은 다음 달 4일 재판을 앞두고 있다. 강북경찰서 소속 경감은 불법 사이버 도박 사이트 운영에 관여한 혐의로 조사를 받기도 했다.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에 경찰의 권한과 역할이 커졌는데 이런 일이 자꾸 생기면 시민들의 불신이 높아진다. 엄정하게 다스려야 된다"며 "이런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나는데 따끔한 징계와 내부 감찰이 필요하다. 기강 확립이 급선무라고 생각이 된다. 자꾸 이렇게 반복되면 불신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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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본부장 / 김헌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