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간 100억 달러 규모 통화스와프가 8년 만에 재개된다. 통화스와프는 양국이 약속한 환율로 서로 다른 돈을 교환하는 것을 의미한다. 환율과 금리 변동에 대응하고 외화 건전성을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된다.

3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과 스즈키 슌이치 재무장관은 지난 29일 일본 재무성에서 열린 제8차 한일 재무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에 합의했다.

한일 통화스와프는 2015년 이후 8년 만에 다시 체결하는 것이다.

한일 통화스와프는 지난 2001년 20억 달러로 처음 체결된 뒤 2012년 700억 달러까지 커졌다. 하지만 2015년 2월 박근혜 정부 당시 위안부 문제 등 외교 갈등으로 종결됐다.

종료 당시 한일 통화스와프 규모는 100억 달러 규모였는데 이번과 동일하다. 통상 통화스와프는 3년 단위로 체결하는 만큼 이번 한일 통화스와프 계약기간도 3년이 될 전망이다.

한일 통화스와프는 지난 3월 한일 정상회담 이후 추진된 한일 재무장관회의 주요 사안이었다. 8년 만의 재개인 만큼 규모나 기능보다도 한국과 일본의 금융협력 분야 교류가 복원됐다는 의미에 방점이 찍혔다.

셔틀 외교가 복원된 뒤 한일 당국간 대화가 본격화하면서 양국이 공동으로 이 문제에 대해 얘기를 나누기 시작했다고 전해졌다.

현재 우리의 외환보유고는 4200억 달러 이상으로 국내총생산(GDP)의 25%를 차지한다. 이는 중국보다 GDP 대비로는 더 높은 수준이다.

추경호 부총리는 지난 29일 한일 재무장관회의 직후 기자들을 만나 "한일 통화스와프 복원은 당장 우리의 외환 부족에 대응하거나 시장 불안에 대응한다는 의미보다는 양국간 경제협력을 정상화, 복원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통화스와프 자금은 금융불안이 심화될 때 작동되므로 당장에 외환불안에 대응하는 것보다는 양국 금융·경제협력을 공고화하는 상징"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통화스와프는 달러화로 체결키로 하면서 달러 유동성 확보는 물론, 한·미·일 등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들이 협력 틀을 마련됐다는 평가다.

나아가 아세안+3 등 역내 경제 및 금융안정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영식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거시금융실 국제금융팀 선임연구위원은 "한일 통화스와프가 8년 만에 재개된 만큼 양국 통화협력 물꼬를 텄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금융협력 진행 과정에서 더 금액을 확대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