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 당국이 북한의 위성체가 군사적 효용성이 전혀 없다고 판단한 가운데 국내외 전문가들은 북한이 외부 과시 목적으로 위성을 발사한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위성발차세 수준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을 근거로 차라리 상업위성사진을 사는게 낫다는 의견도 나왔다.

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씨어도어 포스톨 미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 과학·기술·국가안보정책 명예교수는 북한 위성발사체 분석 결과에 대해 "놀랄 일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정찰위성은 궤도에 안정적으로 안착시키면서 위성 내 카메라가 지상의 목표물을 촬영할 수 있도록 방향을 잡도록 해야 한다"며 "이렇게 되려면 북한은 정찰위성이 어디를 향하는지 정확히 알아야 하고 또 촬영할 목표물을 식별해내는 고도의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분석 결과 북한은 이런 수준의 기술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RFA는 독일 미사일전문가인 마커스 실러 박사 또한 비슷한 견해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실러 박사는 "북한이 정찰위성 발사 전에 공개한 사진에 나오는 위성체의 크기를 볼 때 북한 위성체는 가로 세로 30cm~50cm 크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는 서구의 상업위성 수준인 것 같다"며 "이 정도 수준의 위성사진이라면 북한은 자체 정찰위성을 발사하기 보다 상업위성 사진을 사는게 낫다"고 밝혔다.

또한 미국 랜드연구소 군사전문가인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북한 위성체가 이처럼 군사적 효용성이 없다는 것을 볼 때 북한이 정찰 위성을 발사한 이유는 군사적 목적이 아닌 정치적 목적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포스톨 교수 또한 "북한이 정찰위성을 발사하려는 것은 북한이 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기술적으로 발전된 국가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며 "‘종이 인형(paper doll)’에 불과한 이 위성으로 전 세계를 정찰할 수 있다는 능력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세계를 위협하려는 것이 진짜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5일 우리 군이 5월 31일부터 시작한 북한 우주발사체 등 잔해물 탐색 및 인양작전을 7월 5일부로 종료했다고 밝혔다.

우리 군은 감시전력을 운용해 북한의 발사체가 발사된 순간부터 추적했다. 잔해물 낙하구역을 설정하고, 해군 함정, 항공기, 심해잠수사 등을 투입해 36일간의 탐색 및 인양작전을 수행했다.

이번 작전을 통해 북한의 우주발사체와 위성체의 주요부분을 인양해 한미전문가가 면밀히 분석한 결과, 정찰위성으로서의 군사적 효용성이 전혀 없는 것으로 평가했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군사적 효용성이 없다고 판단한 근거'에 대한 질문을 받고 "현재 남북한은 정전 상태에 있다"며 "(판단 근거 등을 공개할 경우) 우리가 가진 능력·기술이 (알려져) 적에게 이로운 정보가 될 수 있다. 따라서 구체적으로 얘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북한이 위성으로 역할이 어려울 것을 알면서도 발사한 이유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대외적으로 언급하는 건 부적절해 보인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