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영제 협약 갱신 앞두고 우진교통-청주시 '힘겨루기'

우진교통 "식대 인상·임금가이드라인 삭제"
시 "추가 인상분 업체 몫…시민공감대 필요"

충북 청주시 시내버스 준공영제 협약 갱신을 앞두고 일부 운수업체와 청주시가 힘겨루기에 돌입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우진교통지회는 식대 인상과 임금가이드라인 삭제 등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고 나선 반면, 청주시는 재정 과다 지출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어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우진교통지회는 10일 충북 청주시청 앞에서 2차 결의대회를 열어 "2021년 시내버스 준공영제 시행 후 사고율 및 민원 감소라는 성과를 거뒀으나 실제 노동환경은 전과 동일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3년 전 준공영제 시행 협약으로 정해진 식비(하루 6800원)로는 짜장면도 사 먹을 수 없다"며 "식비가 포함된 복리후생비를 물가연동에 따라 인상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2019년부터 예산안을 마련하기로 합의한 견습비를 소급 지급하고, 운수 종사자라면 반드시 이수해야 하는 법정교육비도 지원하라"며 "한 번 운행에 2시간 이상 소요되는 장거리 노선도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끝으로 "충북지방노동위원회가 개선을 적극 권고한 임금가이드라인은 준공영제 시행 협약서에서 반드시 삭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7일 첫 결의대회를 연 이 단체는 9월 대대적인 투쟁을 예고하기도 했다.


청주시는 곧바로 난색을 표했다.

시는 입장문을 내 "운전직 채용 전 실기교육비인 견습비는 2021년 12월 마련된 '운전직 공개채용 지침'에 따라 2022년부터 지원하고 있다"며 "지침이 마련되기 전 견습비는 사측인 운수업체가 부담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법정교육비는 근무시간 외 교육에 따른 초과근무수당을 요구하는 사항"이라며 "준공영제 이전에도 운수업체가 운수종사자에게 지급한 적이 없는 교육 초과근무수당을 요구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또 "식비는 준공영제 시행 협약서에 의거한 것으로써 추가 지급은 운수업체가 결정할 문제"라며 "준공영제 시행 이전부터 운행 중인 우진교통 장거리 노선은 노선 개편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인건비 지원액은 공공기관 임금인상률의 ±20%를 초과하지 않는다'는 임금가이드라인은 준공영제 시행 당시 각계각층 의견을 들어 결정한 것"이라며 "이를 삭제하기 위해선 시민공감대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청주시 시내버스 준공영제는 2021년부터 전국 기초단체 최초로 전면 시행됐다.

지자체가 운수업체의 적정 수입과 인건비를 보장해주는 대신, 노선 변경과 증차 권한 등을 행사하는 제도다.

인건비, 연료비, 적정이윤 등으로 산출한 표준운송원가보다 운송수입금이 적을 경우 재정지원금을 주는 방식이다. 운수 종사자의 인건비를 안정적으로 보장하고 변두리 노선까지 운행하는 장점이 있는 반면, 과다한 재정지원금이 투입되는 단점도 존재한다.

운수업체 노·사 임단협을 통한 재정지원금 인건비 이상의 임금도 지급 가능하나 적자 구조인 운수업계에서는 드문 일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오는 8월부터 기간 갱신 절차에 돌입해 내년 1월부터 새 준공영제 협약을 시행할 예정이다. 인건비 등의 큰 변화가 없다면 내년 재정지원금은 700억원 안팎으로 예상된다.

청주에서는 우진교통, 청신운수, 동일운수, 청주교통, 동양교통, 한성운수 등 모든 운수업체가 준공영제에 참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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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본부장 / 유상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