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월세보단 전세가 낫죠"…치솟은 월세에 다시 전세로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 중 전세 59%…비중 커져
전월세전환율 4.8%로 지난해 말 대비 0.4%p 상승

 "최근 집을 알아보고 있는데 전세대출로 나오는 이자보다 월세가 두 배 넘게 차이 나는 경우도 있어 전세사기가 걱정은 되지만 전세로 가는 게 낫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30대 예비 임차인 A씨)



서울에서 월세보다 전세 아파트를 찾는 세입자들이 다시 많아지고 있다. 이는 최근 전세사기·역전세 문제로 인한 전세기피 현상의 여파로 월세가격이 급등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26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까지 집계된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총 1만7876건으로 나타났다. 이 중 전세 거래량은 1만552건(59.0%)로 전월(57.9%) 대비 그 비중이 늘어났다. 올해 1월 전세 거래 비중이 55.2%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 폭은 더 크다.

이는 최근 월세가격 상승으로 전세보다 월세 부담이 더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서울 아파트 전월세전환율은 4.8%로 지난해 말(4.4%) 대비 0.4%포인트 상승했다. 전월세전환율은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바꿀 때 적용되는 이율을 뜻하는 것으로, 전월세전환율이 높아질수록 월세 부담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한국주택금융공사에 따르면 같은 기간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금리는 3.5~4.3%대에 형성돼 있다. 지난해 하반기만 해도 전세자금대출 금리 상단이 6%대까지 치솟았던 것과 비교하면 세입자 입장에선 전세대출 이자가 월세보다 이득인 상황이 된 것이다.

실제로 현장에서도 전세를 찾는 손님이 다시 늘어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소재 공인중개사 B씨는 "전보다 월세 상담이 많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전세 손님이 줄어들지는 않았다"며 "월세가 워낙 비싸다보니 전세로 들어오는 손님도 많다"고 설명했다.

또 서울 관악구 소재 공인중개사 C씨는 "월세를 찾는 손님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몇 백만원 수준으로 오른 월세를 감당할 수 있는 세입자가 많지 않다"며 "결국 다시 전세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고 실제 거래도 체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전세 수요가 늘어나면서 전세 매물은 줄어들고 전셋값은 오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3만2238건으로 올해 1월(5만5882건) 대비 약 42.4% 줄어들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셋째 주(17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07% 상승했다. 이는 지난 5월22일 전세가가 상승으로 전환된 이후 9주 연속 상승한 것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낮아진 가격 부담에 신규 전세수요가 유입되고 있고, 이전 대비 높은 가격의 거래 사례도 늘면서 전셋값 반등 지역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며 "여기에 전세금 반환 목적의 대출에 대한 규제 완화 효과가 더해지면 하반기 수도권 아파트 시장의 역전세 위험 수위는 예상보다 낮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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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