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간 생활관·샤워실 등지서 동영상 촬영…피해 규모 확인 중
전남의 한 해군부대 내 생활관·샤워실 등지에서 동료 장병 70여 명의 나체를 휴대전화로 무작위 촬영한 현역 수병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전남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는 동료 병사의 벗은 몸을 촬영한 혐의(성폭력특례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로 해군 모 부대 소속 A상병을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A상병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전남의 한 해군부대 내 생활관·샤워실 등지에서 휴대전화로 동료 장병 수십여 명의 나체를 몰래 동영상 촬영한 혐의를 받는다.
조사 결과 A상병은 몰래 숨겨 부대에 들여온 자신의 휴대전화로 옷을 갈아입거나 샤워하는 동료 장병을 촬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A상병은 경찰 조사에서 '성적 호기심 때문에 범행했다'며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상병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동영상 파일에서 구체적인 피해자 수를 분별하고 있다. 신원이 쉽게 분별되지는 않지만 장병 최대 70명 가량이 불법 촬영 피해를 입은 것으로 경찰은 추산하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전역했거나 다른 부대로 전출돼 구체적인 피해자 규모 파악과 조사에만 상당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된 군사법원법 개정안에 따라 ▲성폭력 사건 ▲군인 사망 사건 ▲입대 전 사건 등 3대 범죄 수사는 민간 수사기관이 담당한다.
이에 따라 해당 사건은 올해 4월 해군 부대의 수사 의뢰로 전남경찰청이 맡게 됐다.
경찰은 촬영 동영상 유출·유포 여부 등도 조사하는 한편, 수사 경과에 따라 A상병에 대한 신병처리 방안을 신중히 검토한다.
수사 직후 피해자 보호 차원에서 A상병은 다른 부대로 소속을 옮긴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 군 커뮤니티인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에서는 '언제 몰카를 찍힐지 모른다는 생각에 항상 불안감에 떨고 있다', '같은 생활관 쓰는 수병들(은) 영상 유출 등으로 모두 불안에 떨고 있다' 등 피해 수병들의 호소 글이 게시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해군 부대는 군 커뮤니티를 통해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 신고를 받은 뒤 근무 장소·생활 공간을 즉각 분리했고 피해 장병에 대한 심리상담 등을 진행했다"며 "재발 방지를 위해 관련 교육 등 필요한 조치를 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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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완도 / 김일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