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두고 노예, 인권 침해 운운 지나쳐"
"월 200만원 이상 줄 사람 많지 않을 것"
오세훈 서울시장은 외국인 가사도우미 시범도입과 관련해 "이분들에게 월급 100만원은 자국에서 받을 수 있는 임금의 몇 배 수준"이라며 "이를 두고 노예, 인권 침해 운운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가 지난해 제안해 사회적 논의가 시작됐지만 비판론도 존중한다. 다만 제안 취지를 다시 돌아봤으면 한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정부와 서울시는 올해 하반기 중으로 외국인 가사도우미 시범 도입을 구상 중이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계획안에 따르면 필리핀 출신의 100여명이 서울시 전 자치구에서 시범 근무에 나설 예정이다.
이들에게도 최저 임금을 적용하는 방안이 굳어지면서 주 52시간 근무시 월 200만원 내외의 인건비가 들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당연히 최저임금 이상을 지급해야 한다는 쪽과 비용이 부담된다는 목소리가 충돌하는 상황이다.
오 시장은 "맞벌이 부부가 육아 도우미를 구하려면 300~500만원이 든다. 상당수는 비싸서 포기하게 된다"면서 "외국인 도우미는 비용과 인력부족 두 가지 이유로 도입해보자는 것이었다. 특히 비용 때문에 출산을 포기했던 많은 맞벌이 부부에게 외국인 도우미라는 새로운 선택지를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 홍콩처럼 이들에게 월 100만원 수준의 인건비를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오 시장은 이번에도 비슷한 의견을 피력했다.
오 시장은 "국내 최저시급을 적용하면 월 200만원이 넘는다. 문화도 다르고 말도 서툰 외국인에게 아이를 맡기면서 200만원 이상을 주고 싶은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시범 사업 참여가 유력한 필리핀은 1인당 GDP가 3500달러로 우리의 10분의 1 정도"라며 정책이 좀 더 효과를 보려면 인건비가 낮아져야 한다는 입장을 에둘러 내비쳤다.
외국인 가사도우미 시범 도입을 앞두고 보수 뿐 아니라 문화 차이 극복, 중년여성들의 일자리 감소 등 여러 부작용을 우려하는 의견도 많다.
오 시장은 제도를 제안한 배경을 "황무지에서 작은 낱알을 찾는 마음"이었다고 표현한 뒤 "역사적인 최악의 출생률을 기록하고 있는 한국은 일부 부작용이 예상된다는 이유로 새로운 시도를 포기할 만큼 한가하지 않다"며 제도 도입을 적극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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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임정기 서울본부장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