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수습에 공무원 강제차출 논란…행안부 "논의 필요"

이상민 "얘기 못들어"…자원봉사자 모집중

정부가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의 대미를 장식할 K팝 콘서트를 포함해 파행 수습에 공무원을 강제 차출한다는 논란에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잼버리 정부 비상대책반 간사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9일 오후 서울 중구 임시 잼버리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갖고 "안전 대책을 행안부 중심으로 수립하고 있고 거기에 공무원이 동원된다는 이야기는 아직까지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K팝 콘서트 관련해서 현재 자원봉사자 1000여 명을 모집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제6호 태풍 카눈 북상에 따라 전날 전북 새만금 아영지에서 참가자들이 전원 철수한 이후 행안부는 국장급 지역책임감 9명을 포함해 총 130명을 각 지자체에 파견해서 숙소의 안전과 청결 상태, 의료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또 전날부터 중앙부처 공무원으로 통역 등을 지원하고 있는데 이날 기준 36개 부·처·청에서 180명이 투입됐다. 각 지자체에서도 가용한 인력을 파견해 프로그램 진행 상황과 참가자들의 불편 사항 등을 현장에서 점검 중이다.

아울러 영외 프로그램, 태풍 관련 안전 관리 등에 대비해 지자체 공무원과 경찰, 소방 등 유관 기관이 합동으로 인력을 투입한 상태다.

브리핑 자리에 배석한 이동옥 행안부 대변인은 "K팝 공연 때 안내가 이뤄질 수밖에 없는데 당초에 지원 인력으로 나가있는 분들이 계속 하게 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의가 더 필요한 부분"이라며 "각 팀의 리더들이 대원들을 안내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공무원들이 안내라는 친절을 베푼다고 해서 다 받아들이진 않는다. 아직까지 모든 게 결정된 게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따르면 잼버리 지원 업무에 차출된 공무원들이 불만을 토로하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신용보증기금 소속 한 글쓴이는 "잼버리 차출. 우리 회사 수요 없으면 인원 조정해서 차출한단다. 공문도 안 띄우고 메일로 보냈다. 왜 우리가 가야하냐"고 언급했다.

전날에는 국가공무원노동조합(국공노)과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공노총)이 각각 사전 통보 및 협의 없이 공무원을 강제 동원시키는 윤석열정부를 규탄하는 내용의 성명을 내놨다.

앞서 인사혁신처는 지난 7일 오후 행안부 요청에 따라 각 부처에 영어회화 능통자를 잼버리 행사에 동원하라는 이메일을 각 부처에 보냈고, 부처별로 차출된 공무원들이 일정에 맞춰 대기하고 있었는데 집결 직전 행안부로부터 조율에 시간이 지체됐다며 돌연 평시와 같이 근무하라고 재안내 돼 혼선이 빚어졌다.

국공노는 "국가 재난 상황에서는 당연히 국가와 국민을 위해 공무원으로서의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은 공무원의 의무"라면서도 "대통령과 총리 말 한마디에 어떠한 협의도 없고 어디로 갈지 얼마나 걸릴지도 모른 채 동원돼야 하는,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인격을 무시 당해야 하는 집단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공노총도 "특별한 대책도 대안도 없이 무작정 공무원을 현장에 투입해 '정부의 총알받이'로 삼으려는 알량한 계획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공무원은 잼버리 현장에 마구잡이식으로 동원해도 되는 뒤처리 전담반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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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본부장 / 장우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