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선택 부여군의원 빈소…"비난 현수막 보고 어쩔 줄 몰라했다"

조문객 “잘못은 부인이 했는데, 왜 박 의원이 그런 선택을"
건양대 부여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조문객 줄이어

부인의 금 재테크 사기 사건에 고통받다, 극단적 선택을 한 박상우 충남 부여군 의원의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는 23일 조문객들이 줄을 이었다.



고인이 된 박 의원은 지난 22일 자택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 건양대 부여병원으로 급히 이송했지만 숨을 거뒀다.

빈소로 들어가는 입구 옆으로 박 의원 죽음을 애도하는 근조 화환 수십 개가 놓여 있었다.

23일 고인 빈소를 찾은 성모씨는 “취재를 최대한 자제해달라”고 요구했지만, 곧이어 마음 속에 있는 말을 쏟아냈다.

그는 “어제(22일) 오전 부인과 함께 대전에서 변호사를 만나 앞으로 일을 상의하다가 박 의원이 부여에 가야 한다고 떠났다”며 “이후 사달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부여에 도착하자 자신을 욕하는 비난 현수막이 수십장 걸린 것을 보고 어쩔 줄 몰라하며 ‘이젠 어떻게 고개 들고 살겠냐’는 말을 했다”며 “그놈의 현수막만 없었어도 아까운 목숨이 꺼지지 않았을 것이다”고 푸념했다.

친구라고 밝힌 양모씨는 “잘못은 제수씨가 했는데, 왜 박 의원이 그런 선택을 했는지 원망스럽고 억장이 무너진다”며 “성실하고 부지런한 사람인데 믿기지 않아 울음도 안 나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건이 터지고 2~3일 동안 전화를 안 받은 것은 맞지만, 잠적하거나 도주했다는 말들은 틀렸다”며 “재산을 모두 처분해 변상하고 잘못한 죗값을 받기 위해 변호사도 만나고 경찰 수사도 받을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날 빈소에는 박 의원의 부인이자 금 재테크 사기 사건 피의자인 이모씨 모습을 볼 수 없었다.

한 조문객은 “어떻게 이 자리에 올 수 있겠냐”며 “자녀들이 상복을 입고 상주를 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찢어진다”고 했다.

한편 충남 부여군 의원 부인 금 투자 사기 사건이 불거지자, 박상우 군의원은 이와 관련 지난 18일 의원직에서 스스로 물러날 뜻을 밝혔다.

또한 이와 관련 고소장이 접수된 부여경찰은 조사 결과 중대 사건이라고 판단, 같은 날 충남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에 이송했다.

충남경찰청에 따르면 22일 기준 금 재테크 사기 관련 고소장이 38건 접수됐으며, 신고된 피해액은 총 72억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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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취재본부장 / 유상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