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수백점 만들었다…징역 2년6월

'어린이, 나체, 벌거벗은' 따위의 명령어 입력…360장 제작
불법촬영물 음란사이트에서 내려받아 소지하기도

이미지 생성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을 악용해 아동·청소년이 나오는 음란물을 제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6부(부장판사 김태업)는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성착취물제작·배포등)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지난달 29일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A씨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다. A씨 측은 "AI 프로그램에 의해 아동·청소년이 등장하는 성 착취물이 제작됐을 때 가공의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성 착취물에 해당할지에 대한 법리적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헌법재판소에서 실제 아동 청소년이 등장하는 것을 오인할 정도로 만들어진 컴퓨터 합성 사진도 성적 대상으로 묘사하면 아동 청소년 성 착취물에 해당한다는 결정이 있었다"며 "아동 청소년이 등장하는 성 착취물 같은 경우 사람들의 성인식을 왜곡시키고, 또 다른 성범죄를 유발하는 등의 해악이 크다"고 판시했다.

또 "AI 프로그램이라는 첨단 기술이 상용화되고 있는데, 이런 범죄에 활용한다는 것이 상당히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검찰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지난 4월19일 노트북에 설치된 이미지 생성 AI 프로그램을 통해 아동·청소년으로 명확히 인식될 수 있는 사람이나 표현물이 신체를 노출하고 성적 행위를 하는 내용의 실사 이미지 파일 360개를 제작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AI 프로그램에 '어린이, 나체, 벌거벗은' 등의 명령어를 입력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A씨가 AI 프로그램으로 제작한 아동·청소년 사진은 실제 사람의 모습과 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또 지난 3~5월 해외 음란사이트에 포인트를 얻을 목적으로 과거 불법 유출된 모델 출사 사진 816개를 유포하고, 일반인들을 상대로 한 불법 촬영물 608개를 음란사이트에서 내려받아 불법 소지한 혐의도 받았다.

부산경찰청은 지난 2월 불법 촬영물이 해외 음란사이트에 유포됐다는 고소장을 받고 수사에 착수, A씨를 추적·검거하는 과정에서 AI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을 이용해 제작된 아동 성 착취물을 발견한 후 유포되기 전 모두 압수했다.

경찰은 "AI 프로그램을 이용해 아동 성 착취물을 제작한 피의자를 검거한 국내 첫 사례로, 앞으로 유사 사례가 계속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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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