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 투자목적 생숙으로 추정…1인 2실 이상이 63%"
"추가특례, 준주택 편입 곤란…숙박업 사용자와 형평성"
"주거용도 전환하려면 주차·안전·입지 등 기준 충족해야"
정부가 기존 생활숙박시설(생숙)에 대한 숙박업 신고 계도기간을 2024년 말까지 늘리면서도 "생숙은 여전히 숙박시설이라는 것이 원칙"이라며 "그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25일 국토교통부는 생숙을 주거용 오피스텔로 용도변경 시 2년 간 한시 적용되던 특례는 추가 연장 없이 내달 14일부로 종료하되, 기존 생숙을 숙박시설로 정상사용 하려는 소유자들이 여건별로 숙박업 신고를 하는데 걸리는 시간, 실거주 임차인의 잔여 임대기간, 생숙 관련 제도개선 논의에 필요한 기간 등을 종합 고려해 2024년 말까지 계도기간을 부여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 관계자는 "기존에 정부 입장이 명확하게 보도가 안 되다 보니 실제 살고 계신 분들이 이를 주택으로 변경해서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심리가 컸던 것이 사실"이라며 "정부에서는 생숙을 앞으로도 '숙박시설'로 관리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1년 계도기간을 부여하는 것은 기존 생활숙박시설의 이야기다. 2021년 법 개정 이후 신규 생숙은 분양 및 사용승인 과정에서 숙박업 신고 동의서를 의무적으로 받도록 시행사에 의무를 부과했고, 신고도 하도록 돼 있다"며 "그럼에도 실거주자들의 주거안정 차원에서 기존 생숙은 임대가 끝날때까지 숙박업 신고를 계도하는 기간을 두려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2년 간 특례를 받아 온 생숙에 추가 특례를 줄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불법으로 전용 중인 모든 생숙을 주거용 오피스텔로 용도변경하는 것이 특례의 목적이 아니고, 주거용도 전환은 피난·방화, 안전, 주차, 입지 기준을 충족한 경우에 한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추가 특례를 주는 것은 주거용도를 전환하는 것 이상의 특혜 소지도 있고, 기존에도 숙박업 신고를 하고 숙박업을 영위하고 계신 분도 많이 있어서 그런 분들과의 형평성이나 일반 국민과의 법 원칙에 대한 신뢰 차원으로 볼 때 추가적인 용도변경 특례를 완화하는 것은 안전 차원에서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토부 관계자는 "2년 전에 오피스텔 용도변경 특례를 부여한 것은 당시 코로나로 인해 숙박업으로서의 정상적인 영업이 불가능해 오피스텔로의 퇴로를 열어준 것"이라며 "현 시점에서는 코로나도 종료돼서 충분히 숙박 시설로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제 오피스텔 용도 변경 특례를 종료하고 숙박 시설로 사용할 수 있도록 내년 말까지 계도 기간을 부여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토부는 '2021년 건축법령 개정 전 사용승인된 생숙에 대해 주거를 금지하는 것은 소급적용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도 일축했다. 국토부 측은 "생숙은 2013년 건축법에 편입될 때부터 숙박시설이었고, 건축법상 숙박시설 용도와 주택용도는 구분돼 있다"며 "따라서 생숙을 숙박업 용도 외 다른 용도(주거 등)로 활용하는 것은 법원칙·안전기준 미충족, 생활 인프라부족 등으로 불가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준주택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거주자의 안전, 숙박업으로 정상 사용 중인 준법소유자와의 형평성, 주거환경 등을 고려할 때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생숙은 주택·주거용 오피스텔에 비해 생활인프라(주차장, 학교 등) 기준과 건축기준이 완화돼 있고, 주거지역 입지도 불가하기에 주거용도로 사용하기에 부적합하다"며 "준주택으로 인정되고 있는 오피스텔의 경우, 주거지역 입지가 가능하고, 공동주택 수준의 건축기준 적용, 주택과 세제도 유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숙사·고시원은 일시적으로 생활하는 시설이기에 준주택으로 인정을 받고 있지만 생숙은 장기생활시설이라서 주택에 준하는 건축안전기준이 지켜져야 한다"며 "이대로 생숙이 준주택으로 인정되면 근생빌라·농막 등 다른 주택전용 불법사례와 콘도 등 다른 숙박시설의 준주택 편입 요구 등의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지자체 사전점검 결과, 숙박업 미신고 생숙(약 4만9000실) 중 상당수가 투자목적 생숙인 것으로 추정 중"이라며 "투자목적 추정 생숙에 대해서는 소유현황을 면밀히 살펴볼 것이며, 30객실 이상 소유물량에 대해선 계도기간 종료 직후 우선 점검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토부 추산에 따르면 현재 1명의 소유자가 2실 이상의 생숙을 소유한 객실 수는 3만실(63%), 30실 이상을 소유 중인 객실 수는 약 1만8000실(37%)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생숙을 계속 주거용으로 사용할 경우 나오는 이행강제금이 매년 수천만원씩이라는 수분양자들의 우려에 대해선 "이행강제금은 매매가(시세)가 아닌 '지방세법'에 따른 건축물 시가표준액의 10%를 부과하는 것"이라며 "생계형 위반, 소유자 변경 등 사유의 경우 건축법 시행령 제115조의4에 따라 이행강제금액 산출액 중 최대 50%까지 감경이 된다"고 설명했다.
또 '2021년 이전에는 시행사들이 '주거사용이 가능하다'고 광고했는데 판매자가 아닌 수분양자에게만 이행강제금을 매기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선 "분양과정에 허위나 사기가 있으면 형법으로 처벌 가능하고, 허위광고는 표시광고법에 따라 관리할 수도 있다"면서도 "다만 실제 분양계약서를 보면 생숙이라고 명시된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수분양자도 책임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실제 분양과정에서 사기 의도를 갖고 한 것인지 허위의 정도도 봐야 하기에 이는 개별 건별로 처리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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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