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영 활동가, 부산진구 이젠센터 토론회서
부산 원도심 내 성매매 업소 운영도 묵인
유흥·숙박업소 증가, 성범죄에 유의미한 영향
부산 돌려차기 사건 등 강력범죄가 꼬리를 무는 가운데 부산 원도심 지역의 여성 안전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12일 오후 2시 부산진구 부산시여성폭력방지종합지원센터 이젠센터에서 '부산 원도심 여성 안전, 시민참여와 거버넌스로 풀다'를 주제로 한 토론회가 열렸다.
여성인권지원센터 살림은 성매매 집결지와 유흥업소 등이 밀집돼 있고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 발생빈도가 높은 부산 원도심(중·동·서·영도구) 안전을 위한 시민 참여형 프로젝트 사업으로 '밤길원정대'를 구성, 운영했다.
이지영 살림 활동가는 밤길원정대 활동을 보고하며 "유흥업소가 집결된 특정 지역(핫스폿)의 탐사 진행 결과 원도심 곳곳의 뒷골목에서는 여전히 성매매가 이뤄지고 있었고, 이러한 것들이 묵인되고 있었다"며 "업소의 조명이 가로등을 대신하고 있는 환경에서는 안전을 찾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변정희 살림 상임대표는 '성범죄 피해의 공간적 영향 요인 - 부산지역 행정동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발제에 나섰다.
변 상임대표는 "2019년 부산지역에서 발생한 성범죄의 행정동별 분석을 거친 결과 유흥업소와 숙박업소가 증가할수록 성폭력 범죄와 데이트폭력 범죄, 스토킹 범죄 증가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CCTV가 밀집한 지역에서 성폭력 범죄와 데이트폭력 범죄 발생률 등의 감소를 파악했다고 전했다.
변 상임대표는 "이에 따라 CCTV 효과성이 입증됨은 물론, 우발적 형태의 범행이 아닌 합리적·이성적 판단에 의해 저질러질 수 있는 범죄가 성범죄라는 시각에서 바라볼 필요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책적 대안으로 ▲감시자 요소의 실효성 있는 적용 ▲집합적 효율성을 통한 감시망 확대 ▲성매매 관련 법과 제도 정비 ▲성매매 실태조사 및 공공데이터 개방 등을 제시했다.
이어진 토론에는 정경숙 완월기록연구소장, 정채숙 부산시의회 의원, 고순생 성평등위아 이사 등이 참여했다.
정 의원은 "경찰 인력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사람의 움직임에 맞춰 방향이 조절되는 AI(인공지능) CCTV 설치 등이 범죄 취약지에 확대 설치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근거 마련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고 이사는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무엇이 필요하고 부족한지 분명하게 알고 있는 각 지역 주민의 자발적인 참여가 있어야 한다"며 "밤길원정대나 자율방범대 활동의 실효성을 더욱 높이려면 지역 주민들의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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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