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신공격에 소송지휘권 멋대로…고압적 법관들 여전

광주변호사회, 법관 평가 결과 발표
우수 법관 7명, 하위 법관 5명 선정
"공정성↓, 방어권 행사 제한 초래"

광주 지역 변호사 단체가 매년 발표하는 법관 평가 결과 여전히 일부 판사들이 고압적인 자세로 재판을 진행해 소송 당사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지방변호사회(회장 장정희)는 2023년 법관 평가 특별위원회(위원장 강신중)의 심의·평가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변호사 245명이 법관 456명(관외 법관 포함)의 공정성, 품위·친절, 신속·적정, 직무능력·성실성을 평가한 평균 점수는 83.64로 집계됐다.

하위 법관으로는 5명이 선정됐다.

평가 점수가 낮은 법관들에 대해서는 공정성이 떨어지고 방어권 행사에 제한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예단과 선입견으로 실체적 진실 파악 노력 부족, 강한 조정 권유, 재판 결과에 불이익을 줄 것처럼 과시, 소송대리인의 주장 폄하, 편파적인 변론 진행, 서면 제출 방식이 원하는 방식으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불이익 고지 등을 근거로 들었다.

고압적인 말투와 태도, 모욕적인 지적과 훈계를 비롯해 조정기일 지정에 대한 의견을 묵살하며 인신공격적 태도로 변론권을 제한했다는 의견도 나왔다.

합리적 이유 없는 재판 지연과 비효율적 재판 절차도 도마 위에 올랐다. 항소장 접수 뒤 첫 변론기일을 6개월 뒤 지정하거나 당사자의 입증 방법을 채택하지 않은 사례가 있었다.

사건의 쟁점을 파악하지 않고 신문하는 과정에 증언을 이해하지 못하자 증인에게 폭언하거나 1차례 심리만 하고 결심해 결론에 설득력이 없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하위 법관 5명 중 4명은 2차례 이상 또는 3번째 뽑혔다.

이에 법관들이 국민의 눈높이에서 공명정대한 재판을 하고, 법관 대국민 서비스의 진정성·충실도를 객관·주기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우수 법관으로는 7명이 뽑혔다. 광주지법 박현수(31기, 해남지원)·박상현(32기)·고상영(32기)·김상규(35기)·정의정(35기)·나상아(40기)·남요섭(변호사시험 2회, 장흥지원)이다.

이들은 사건 쟁점을 충분히 파악한 뒤 재판을 진행하고 품위 있는 언행으로 소송 관계인을 친절·정중하게 대한다는 평가다. 공정·신속한 재판 진행은 물론 실체적 진실 규명을 위한 소송지휘권을 적절히 행사한다는 호평도 받았다.

박상현 판사는 3년 연속, 고상영·정의정 판사는 2년 연속 우수 법관으로 선정됐다.

광주변호사회는 우수 법관에게 '우수 법관 증서'를 전하고, 10회 이상 평가를 받은 법관들에게 평가 결과 내용을 개별 전달한다.

이번 평가 평균 점수(83.64)는 최근 3년 점수(2020년 83.15, 2021년 84.06, 2022년 85.23)보다 소폭 하락했다.

광주변호사회는 평균 점수 하락에도 법관을 평가하는 기준과 눈높이가 상향돼 재판의 전체적인 질이 떨어졌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평가 설문지는 총 3253건이 접수됐다. 변호사 15명(지원) 또는 20명(광주 본원) 이상의 평가를 받은 법관 중 평균 점수를 기준으로 선정이 이뤄졌다.

광주변호사회는 "이번 평가 결과를 관내 각 법원과 대법원에 제공, 법관 인사에 반영되도록 하고 법정에서의 재판 진행이 공정하고 친절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광주변호사회는 13년째 법관 평가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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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