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학령인구 감소로 '복식학급' 증가…학습권 침해 논란

내년 초등 입학생 9300명…5년만에 절반 뚝
2개 학년 한반 복식학급도 증가…학부모 반발
"작은학교 지원 조례에도 맞지 않아…폐지해야"

울산의 학령인구가 줄어들면서 지역 내 초등학교 복식학급 증가와 교사 부족 문제 등 소규모학교 개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복식학급은 2개 학년이 한 학급을 구성해야 하기 때문에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이 어려워 교육환경의 악화로 이어진다는 지적이다.



30일 울산시교육청에 따르면 내년 울산지역 초등학교 입학생 수는 9300여명으로 이는 5년 전인 지난 2019년 1만 8000여명에서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다.

이처럼 학령인구 감소가 가속화하면서 시교육청이 2024~2028학년도 중기 학생배치 계획을 세운 결과 내년 복식학급 대상 학교는 올해 4곳에서 6곳으로 늘어난다. 해당 학교는 울주군 두서초·삼동초·삼평초·소호분교, 동구 주전초, 남구 장생포초다. 복식학급은 2개 학년의 학생수가 8명 이하일 때 지정된다.

복식학급은 학급 당 학생 수가 적어 맞춤형 교육이 가능하다는 이점도 있지만, 학생들 간 수준 차이로 평가 기준 설정이 어렵고 교사 인원이 부족하다는 문제점이 있다. 특히 교사 혼자 두 개 이상 학년을 가르치는 복식학급을 운영해야 해 업무 과중도 문제가 된다.

이에 해당 학교 학부모들은 복식학급을 두고 '학습권 침해' 등을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작은학교살리기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30일 울산시교육청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열고 "울산시교육청은 학생 학습권을 침해하는 복식학급 제도를 폐지해달라"고 밝혔다.

두서초, 소호분교, 장생포초 학부모들로 구성된 비대위에 따르면 장생포초는 올해 5~6학년에만 운영하던 복식학급을 내년부터 1~2학년까지 확대한다.

소호분교는 올해 1~2학년만 복수학급으로 운영하던 것을 내년부터는 내년부터는 1학년과 3학년, 2학년과 4학년, 5학년과 6학년을 한 학급으로 묶어 운영한다. 이에 따라 기존 5학급이 4학급으로 줄어들게 되는 것이다.

두 아이를 모두 소호분교에서 공부시켰다는 학부모 류송희씨는 "작은 학교는 대부분 시내의 큰 학교에 비해 교육 여건이 불리하다. 공정한 교육 기회가 부족해 학교 교육의 의존도가 높다"며 "복식학급에 편성된 아이들은 2개 학년이 같은 학급에서 수업을 받게되는데 이는 학생 개인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류 씨는 "성공적인 마을교육공동체 운영으로 소호마을이 알려지면서 이사를 오고 싶어하는 학부모들이 많은데 복식학급으로 주저하고 있다"며 "뿐만 아니라 주민 2명도 복식학급으로 인해 전학을 결정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비대위는 특히 "울산시교육청의 복식학급 운영은 '교육감은 작은 학교에 필요한 경비를 예산 범위에서 우선 지원할 수 있다' 울산시 작은학교 지원 조례와도 상치될 뿐만 아니라 복식학급 기준 학생수 축소 정책을 펴고 있는 전국의 상황과도 역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교육청에서는 복식학급 운영에 관해서는 관례적으로만 대응하고 있다"며 "교육감이 직접 나서서 문제 해결에 앞장서 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울산시교육청은 "내년도 복식학급 운영 대상 계획은 올해 4월 1일 기준 학생수를 산정한 결과이며, 내년 1월께 가입학식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 있다"며 "문제 해결을 위한 해당 학부모들과의 대화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울산지역에 운영되고 있는 작은학교는 초중학교 25곳이다. 작은학교는 4개 구의 경우 200명 이하, 울주군은 100명 이하이거나 6학급 이하일 경우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