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사실상 무상으로 증여하고 세금 피한 세테크"
정형식 헌법재판관 후보자가 2021년 결혼을 앞둔 차남에게 1억7000만원을 주면서 그에 대한 이자를 연 0.6%로 책정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연간 이자 총액이 1000만원 미만이면 증여재산에 포함되지 않는데 이를 빌미로 절세(세금 재테크)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정 후보자에 받은 차용증 등에 따르면 정 후보자는 2021년 1월 18일 본인의 차남에게 1억7000만원을 대여해줬다.
대여금 변제일은 2023년 12월 31일로 해당 계약에서 책정한 이자율은 연 0.6%다. 실제 거래내역을 보면 정 후보자 차남은 차용증 작성 당시부터 최근까지 매달 6만5000원~10만원의 이자를 정 후보자에게 이체했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서 설정한 적정 이자율은 연 4.6%다. '타인으로부터 적정 이자율보다 낮은 이자율로 돈을 빌리는 경우' 적정 이자 상당액에서 실제 지급한 이자 상당액을 뺀 나머지 금액을 증여한 것으로 본다. 이를 고려하면 정 후보자가 차남에 증여한 재산은 대여금 총액(1억7000만원) 중 적정 이자율(연 4.6%)에서 실제 이자율(연 0.6%)을 뺀 4.0%, 680만원으로 계산된다.
다만 현행 세법 시행령은 적정 이자에 못 미치는 대여금을 증여재산으로 간주하더라도 연간 이자 총액이 1000만원 미만이면 증여재산에 포함하지 않는다.
이렇게 계산할 경우 2억5000만원까지는 자녀에게 주더라도 매달 10만원대의 초저리 대출 이자만 받으면 증여세를 피할 수 있는 셈이다.
정 후보자는 2014년 9월에도 장남 및 차남에게 각 5000만원을, 2021년 1월에는 차남에게 5000만원을 줬다. 2014년 증여금은 증여재산공제 범위 내에 있어 증여세 납부 대상이 아니었고, 2021년 5000만원에 대해서는 증여세를 신고해 485만원을 납부했다고 후보자는 밝혔다.
박용진 의원은 "참으로 놀라운 세테크"라며 "이제 돈 있는 부모는 2억5000만원까지는 증여가 아니라 '절세'라는 이름으로 자식에게 초저리로 대출해 주고, 후보자와 비슷하게 차용증 써서 돈을 주고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자녀에게 1억 7000만원을 거의 무상에 가깝게 빌려준 후보자가 헌법재판관에 과연 걸맞은 사람인지 유심히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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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김두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