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수사 칼끝 수수자로 향할 듯…광주·전남 일부 의원 휘말리나
신당 속도조절론 속 반대여론 거세…제3지대냐, 반명 빅텐트냐 촉각
한총련 고문치사 일부 출마자 연루…공천 등 총선 판도 변수 급부상
이낙연 신당 창당설과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구속, '한총련(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고문치사 사건' 파동으로 민주당 심장부인 광주·전남 지역정가가 연말 총선 소용돌이에 빠져들고 있다.
관련자 대부분이 광주·전남에 정치적 기반을 두고 있어 공천 경쟁 등 총선레이스에도 상당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지역정가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송 전 대표에 대해 "거액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하고, 당 대표 경선과 관련한 금품수수에 관여한 점이 소명되는 등 사안이 무겁고, 증거인멸 우려도 있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 측은 "정치 탄압" "별건, 먼지털이, 정치 수사"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지만 핵심 관계자가 구속되면서 수사의 칼 끝은 소위 '300만원 돈봉투'를 받은, 수수 의원들을 향할 전망이다.
검찰은 국회 압수수색과 출입기록 분석 등을 통해 10명 안팎의 현역 의원에게 돈봉투가 전달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으며, 광주·전남에서는 3∼4명의 현역 국회의원이 수수 의혹에 휘말린 상태다.
수수자로 지목된 일부 의원은 "누가봐도 (송 전 대표에 대한) 공개지지자인데 돈을 받을 이유가 있겠느냐"며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으나 현역 심판, 물갈이론에 '돈봉투 리스크'까지 더해질 경우 총선 판도에 적잖은 파동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신당' 창당설도 지역 정가에 충격파를 주고 있다.
혁신을 전제로 이재명 대표와 '조건부 대화'에 나설 수 있다며 한 발짝 물러선 모양새지만 신당 반대 목소리와 부정적 여론은 여의도 정가는 물론 이 전 대표의 정치적 기반인 광주·전남에서도 연일 이어지고 있다.
현역 의원들과 전남지사, 민주당 고문단에 이어 전날엔 광주·전남 총선 출마예정자 20명이 공동 성명을 통해 "정치적 반란행위"이자 "배신 행위"라며 집단 반발했다.
이들은 "민주당에서 수 십 년간 따뜻한 아랫목은 다 차지하며 온갖 호사를 누렸던 분이 검사독재 심판이라는 시대정신과 대의명분을 저버린 채 사익을 좇아 신당 창당을 하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지금이라도 분열의 발걸음을 멈춰야한다"고 밝혔다.
당내 우군화 작업이 한계에 부딪힐 경우 기존 신당 추진세력과 제3지대 연대를 모색할 지, 친이낙연계 인사를 중심으로 반(反) 이재명계 빅텐트를 칠 지, 총선을 100여 일 앞두고 이 전 대표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997년 한총련 고문치사 사건도 총선 변수로 떠올랐다. 민주당은 전남 해남완도진도 출마 예정자인 정의찬 당대표 특보에 대해 당초 '공천 적격' 판정을 내렸다가 고문치사 사건에 연루돼 유죄 판결을 받은 전력이 논란이 되자 곧바로 '부적격 처리'했다.
전남대 총학생회장이자 한총련 산하 광주·전남대학총학생회연합(남총련) 의장이었던 정 특보는 1997년 5월 일반인 이종권씨를 '경찰프락치'로 몰아 고문·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돼 1심에서 징역 6년, 2심에서 징역 5년을 각각 선고받은 뒤 김대중 정부 시절이던 2002년 특별사면·복권됐다.
정 특보 사건의 당시 수사검사는 광주 서구을 출마예정자인 양부남 민주당 법률위원장이었다.
같은 해 6월엔 한총련 간부들이 20대 선반기능공을 경찰프락치로 지목, 15시간 감금·폭행 후 숨지게 한 소위 '이석 치사사건'이 발생했고, 당시 한총련 의장이 광주 서구갑 출마예정자인 강위원 민주당 당대표 특보여서, 이 역시 논란이 되고 있다. 강 특보는 한때 성추행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지역 정가 일각에서는 "돈봉투 사건의 경우 액수와 배경 등을 떠나 돈거래 의혹인 만큼 최악의 경우 공천 배제까지도 갈 수 있고, 이낙연 신당은 반대 여론이 워낙 거세 실제 창당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출마예정자들 사이에 유·불리 셈법도 더욱 복잡해질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한총련 사건을 두고는 "관련자나 당 모두에게 큰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는 사안이고, 86운동권 세력 전체로 프레임이 확산되는 경우도 배제할 순 없어 요의주시할 대목"이라는 의견이 적잖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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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