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강화도 주거지에서 동거녀의 몸에 불을 질러 살해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이 첫 재판에서 살인의 고의성을 부인했다.
인천지법 형사14부(부장판사 류경진) 심리로 열린 21일 첫 재판에서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 기소된 A(35)씨 측은 "피해자의 신체에 불을 붙여 화상을 입게 한 것에 대해 인정한다"면서도 "살인의 고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A씨의 변호인은 "당시 피해자가 A씨와 다투던 중 112신고를 했고, 이에 격분한 A씨가 우발적으로 겁을 주기 위해 범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공소사실 중 범행동기와 관련해 피해자와 각방을 쓰게 된 점, 피해자가 경찰에 임시조치 신청을 요청한 사실에 불만을 품게 된 점, 피해자와 잦은 다툼으로 인해 관계가 악화된 점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다만 "피해자가 (이전에) 경찰에 임시조치 신청을 했던 건 맞는지" 묻는 재판장의 질문에 "맞다"고 답했다.
임시조치는 가정폭력범죄 재발 우려가 있는 경우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는 조치다. 법률혼뿐만 아니라 사실혼도 가정폭력에 해당한다.
검찰은 피해자가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할 수 있는 상태인지 확인한 뒤 재판부에 증인신청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현재 피해자는 얼굴과 몸 등에 2~3도 화상을 입고 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 10월16일 오후 11시께 인천 강화군 길상면 주거지에서 동거녀 B(30대·여)씨의 몸에 인화성 물질인 등유를 뿌리고 라이터로 머리에 불을 붙여 살해하려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당시 A씨가 B씨를 폭행한 뒤 112신고를 당하자 보복 목적으로 범행했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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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 김 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