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0억弗 무역적자, 올해는?…"반도체 반사이익 가능"

산업부, '2023년 12월 및 연간 수출입동향' 발표
수출 작년 7.4%↓, 6326억弗…12월 5.1%↑
하반기 163억弗 흑자…반도체 2개월째 플러스
올해 개선 기대…"美·中갈등 반사이익 가능성"

지난해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 속 100억 달러 가까운 무역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우리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회복세가 가시화되면서 올해 전반적인 무역실적 개선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주요 수출 품목 중심 회복세가 나타나 월별 무역흑자는 7개월 연속, 수출 상승세는 3개월 연속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다만 역대 최고 수준의 무역적자를 기록한 2022년 탓에 '기저효과'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상승세를 올해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12월 및 연간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은 1년 전보다 7.4% 감소한 6326억9000만 달러(821조8643억원), 수입은 12.1% 감소한 6426억7000만 달러(834조8283억원)를 기록했다.

이에 무역수지는 99억7000만 달러(12조9510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2년 연속 무역적자를 냈다. 다만 지난 2년 동안 역대급 무역적자가 누적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크게 개선된 수치다.




무역수지는 하반기께 접어들면서 수출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에너지 가격이 안정화하자 수입도 감소하며 개선됐다. 이에 월별 기준 지난 6월부터 흑자로 돌아섰다.

산업부에 따르면 하반기 기준 무역수지는 총 163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무역수지는 478억 달러 적자를 기록한 전년 대비 약 378억3000만 달러 개선됐다.

지난달에는 월별 기준 '수출·흑자·반도체 수출' 규모 모두 올해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수출은 1년 전보다 5.1% 상승한 576억6000만 달러(74조9003억원)로 13개월 만에 증가로 돌아선 이후 3개월째 플러스를 지속했다.

지난달 수입은 10.8% 줄어 531억8000만 달러(69조808억원)를 기록했다. 이에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44억8000만 달러(5조8195억원) 흑자였다. 무역수지는 7개월 연속 흑자로 조사됐다.

수출이 회복할 수 있었던 배경은 주요 수출품목이 동반 성장한 데 있다. 기존에 호조세를 보이던 자동차와 디스플레이, 선박 등이 견고한 증가세를 이어간 데다 그동안 무역적자의 주요 원인으로 제기된 주요 품목인 반도체 업황이 회복됐다.

주춤하던 반도체는 올해 최대 실적인 100억 달러를 돌파하며 2개월 연속 플러스를 달성했다. 이는 지난 2022년 9월 이후 15개월 만이다.

일각에서는 2022년 워낙 반도체가 크게 꺾인만큼 기저효과로 봐야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대해 산업부 관계자는 "반도체 수출이 100억 달러 이상인 것은 기저효과를 뛰어넘는 성과"라며 "12월 수출과 수지, 반도체 모두 12월 역대 최고치라는 '트리플' 신기록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반도체 회복세가 본격화될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업계는 모바일 제품 메모리 탑재량 증가, 인공지능(AI) 서버 투자 확대, AI PC 신규 출시 등에 따른 수급여건 개선을 기대하는 모양새다. 미중 갈등이 심화되면서 한국이 반사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분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구기보 숭실대 글로벌통상학과 교수는 "미국이 중국에 대해 레거시반도체까지 규제한다고 한 만큼 대체 구매처는 한국밖에 없다"며 "한국 반도체가 낸드에서도 흑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진다. 반사이익을 누릴 가능성도 커진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의 성장세도 거세다. 대(對)미국 수출은 역대 최대실적인 1157억 달러(150조2943억원)를 기록하며 2005년 이후 18년 만에 아세안(ASEAN)을 제치고 2위 자리를 되찾았다.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과 미국의 수출 비중 차이도 2003년 이후 최소 수준인 1.5%p(포인트)로 좁혀졌다.

다만 최대 수출시장 역전 가능성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미국의 경기둔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구 교수는 "격차가 많이 줄었지만 미국은 하반기로 갈 수록 약간씩 떨어지는 전망이 우세하다"며 "반면 중국의 경기 전반은 좋지 않지만 반도체 등 특정 항목에서는 좋아질 수 있어 오히려 격차가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부 역시 올해 수출실적은 더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방문규 산업부 장관은 "반도체 수출이 업사이클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며 "내년 수출 우상향할 것이란 동력이 확고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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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조봉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