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북 포사격으로 적대행위 중지구역 더 존재치 않아"

"북 포문, 9·19 합의 무력화 이후 상당히 많이 개방"
북 기만작전 주장엔 "발포와 포사격 구분능력 있어"

우리 군 당국은 지난 5~7일 사흘 연속 북한이 서해 상에서 포 사격을 실시함에 따라 더 이상 적대행위 중지구역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8일 밝혔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은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9·19 군사합의 무력화'에 대한 질문을 받고 "북한은 9·19 군사합의를 3600여회 위반했고, 서해 상에서 지난 3일 동안 연속으로 포병 사격을 실시했다"며 "이에 따라 적대행위 중지구역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북한은 지난 5~7일 사흘간 서해 상에서 포사격을 실시했다. 북한이 서해안 일대에서 포사격을 실시한 것은 2018년 9·19 군사합의 이후 지난 5일이 처음이었다.

이에 우리 군도 같은날 9·19 군사합의 이후 처음으로 사격훈련을 재개했다. 하지만 6,7일에는 사격 훈련을 실시하지 않았다.

이 실장은 우리 군의 정기적 사격 실시 계획을 묻는 질문에 "서북도서 일대에서 적의 행위에 일일이 대응하기보다는 우리 군 자체의 계획에 따라서 사격 훈련을 실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의 포문은 9·19 군사합의 무력화 이후 상당히 많이 개방된 상태"라며 "포사격을 실시하게 되면 우리 국민 안전 보호 차원에서 사전에 통보해 드릴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7일 담화문을 통해 전날 포사격에 대해 포성을 모의한 폭약을 터뜨리는 기만 작전이었다며 우리 군이 속아 넘어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우리 군은 지난 6일 북한이 포사격을 진행하면서 10여 차례에 걸쳐 폭약을 터트린 사실을 정확히 파악하며 북한의 주장이 거짓임을 밝혀냈다.

북한이 포사격을 하며 폭약을 함께 터트린 것은 이례적이다. 우리 군을 기만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성준 실장은 "우리 군은 북한군의 발포와 포사격을 구분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며 "발포하는 정황과 포사격하는 정황을 각각 포착해서 포사격 정황에 대해서 횟수와 장소를 말씀드린 것"이라고 했다.

김여정이 폭약 소리에 속았다고 한 발언에 대해서는 "북한의 그러한 담화는 민심 이반을 방지하고 대내 결속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심리전 등을 통해 남남 갈등을 유발하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의 연이은 서해 도발로 해상 뿐만 아니라 육지에서도 적대행위 금지구역은 사실상 사라지게 됐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지난 3일간 서해상 적대행위 중지구역에서 사격을 실시함으로써 적대행위 중지구역이 더이상 존재하지 않음을 행동으로 보여줬다"며 "우리 군도 기존의 해상 및 지상의 적대행위 중지구역에서 사격 및 훈련 등을 정상적으로 실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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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이병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