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받은 노조도 고쳤다"…위법 적발 사업장 86% 시정

고용노동부, 타임오프 근로감독 결과 발표
노조차 지원 받고 한도 1.2만시간 초과하기도
위법 적발 사업장 109곳 중 94개소가 시정
올해 자동차·조선·철강 중심 근로감독 예정

노동조합 전용 관용차로 제네시스 등 고급차를 사측으로부터 무상 제공 받는 등 위법 사항이 적발된 노조의 86%가 시정을 완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9월18일부터 11월30일까지 실시한 근로시간 면제제도 운영 및 운영비원조 기획 근로감독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근로시간 면제제도'(타임오프제)는 노조 활동을 위한 시간을 임금손실 없이 근로시간으로 인정해 임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노조 전임자 급여를 사측이 지급하는 관행이 있었고, 이를 빌미로 사용자가 노조 활동에 개입하는 등 문제도 지속됐다. 이에 2010년 타임오프제가 전격적으로 도입됐으나, 여전히 타임오프제 관련 노사간·노노간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고용부는 지난해 5월 말 근로자 1000인 이상 대규모 사업장 중 노조가 있는 521개소를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지난해 11월에는 노조가 있는 사업장 10곳 중 6곳에서 월급을 받는 노조 전임자 한도를 10배 가량 초과하거나 전용차 등 10억원의 운영비를 원조하는 법 위반 사실을 적발했다는 중간 감독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고용부는 이 같은 중간 점검 결과 적발된 곳을 포함한 의심사업장 202곳 등을 면밀히 살펴본 결과 109개소에서 법 위반 사항을 적발했다.

위반 내용을 보면 ▲불법운영비 원조 등 부당노동행위 99건(61%) ▲단체협약 미신고 30건(20%) ▲위법한 단체 협약 17건(12%) ▲기타 10건(7%) 등이었다.

적발된 사업장에는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 등 공공기관이 포함됐다. 인국공은 면제한도 인원을 27명, 면제한도 시간을 1만1980시간을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비면제자인 노조 간부 전체 31명의 유급 조합활동을 매주 1회 7시간씩 인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 통신 및 방송장비 제조업체는 연 1억7000여만원 상당의 제네시스 등 노조전용 차량 10대를 무상 원조받기도 했다.

고용부는 적발된 사업주에게 시정을 명령하고, 공공기관의 경우는 관계부처와 협의해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반영되도록 했다.


그 결과 지난 16일 기준 위법 사업장 109개소 중 94개소(86.2%)가 시정을 완료한 것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15개소(13.8%)는 시정 중이다.

시정을 완료한 공공부문은 48개소 중 46개소(95.8%), 민간기업은 61개소 중 48개소(78.7%)다.

인국공 역시 지난해 12월29일자로 법정 한도에 맞춘 근로시간 면제제도 운영을 위한 '노사 운영합의서'를 체결했고, 비면제자 노조 간부에 대한 유급 조합활동을 규정하는 단체협약도 고쳤다.

노조 전용차를 지원한 사업장도 노사 합의를 통해 차량 9대에 대한 렌트비용과 유지비용은 노조가 부담하도록 하고, 1대는 사측에 반납하는 등 시정 조치를 마쳤다.

고용부는 앞으로도 시정을 마치지 않은 사업장의 시정 여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시정에 불응할 경우 사법조치를 하겠다는 방침이다. 사측이 노조에 부당하게 금원을 지원하는 행위는 부당노동행위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시정이 완료된 사업장도 재점검을 통해 위법사항이 재적발되면 즉시 형사처벌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성희 고용부 차관은 "사용자가 노동조합법이 정한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초과해 근로시간 면제를 인정하거나 과도한 운영비를 지급하는 등의 행위는 노사관계 건전성을 저해하는 행위"라며 "올해에는 민간 사업장 중심으로 위반 가능성이 높은 자동차, 조선, 철강 등 주요 업종과 1000인 미만 사업장을 대상으로 근로감독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노사법치를 통해 법과 원칙을 세우는 것과 함께 법치 토대 위에 대화와 타협이 통하는 노사관계 구축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며 "산업현장 전반의 법치확립을 위해 임금체불, 중대재해, 부당노동행위 등에 대해 근로감독을 강화하는 등 엄정 대응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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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조봉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