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대본, 문 前 대통령 고발 관련 친문 국회의원들과 '대립각'

친문의원들, ‘고발 취소않으면 법적조치할 것’
범대본, ‘시민 겁박하는 민주당 의원 제명하라’

경북 포항지진 범시민대책본부(의장 모성은)는 23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더불어민주당은 포항시민과 시민단체를 겁박하는 국회의원들을 제명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민주당 A, B, C 의원은 국민이 부여한 힘과 권력을 앞세워 오히려 포항시민과 시민단체를 겁박하고 있다"며 "이 같은 정치인은 이 시대에 사라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범대본은 이날 "문재인 정부 당시 대통령 비서실에 근무했던 국회의원들이 지난 1월 17일 기자회견을 열어 문 전 대통령을 고발한 범대본에게 고발을 취소하거나 사과하라며 고발을 취소하지 않으면 법적 조치할 것이라고 했지만, 시민단체를 대상으로 하는 이 같은 국회의원들의 논리는 앞뒤도 맞지 않는 엉뚱한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이 수사권을 가지고 있듯 지진피해 시민들이 촉발지진을 발생시킨 최고 책임자를 조사·처벌해 달라는 것은 국민의 기본권"이라며 "포항시민들은 도리어 이들 민주당 의원을 무뢰한 정치인이라며 시민 앞에 엎드려 사과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역설했다.

또한 "국민의 기본권 행사를 방해하기 위해 포항시민들을 겁박하고 시민단체의 명예를 훼손시킨 책임을 반드시 물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촉발지진 책임자 처벌과 관련 공당으로서 책임있는 석명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범대본은 지난 1월 16일 서울중앙지검에 지난 2017년 포항 촉발지진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탓이라며 수사를 요청하는 고발장을 제출했다.

범대본은 이 고발장을 통해 문 전 대통령과 당시 산업통상자원부 백윤규 장관을 살인 및 업무상 과실치사죄로 수사해 달라고 주장했다.

범대본은 지난 2017년 4월 15일 땅 속에 물을 주입하다가 규모 3.1 지진이 발생하자 물 주입이 전격 중단됐는데 그 후 절대 물주입을 다시 해서는 안될 일을 ‘누가’ ‘언제’ ‘왜’ 다시 재개해 촉발지진(triggered)을 발생시켰는지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포항지진의 책임소재는 지열발전사업을 허가하고 시작한 이명박·박근혜 정부 인사부터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세월호 침몰사고의 경우 선박 구입.개조 등을 허가하거나 공적자금을 투입한 이전 정부에는 왜 책임을 묻지 않는지 대답해 달라고 역설했다.

범대본은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탈원전과 신재생에너지 개발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그 동안 중단됐던 지열발전 물 주입 등의 작업을 무리하게 재개하다 촉발지진을 발생시켰다고 주장했다.

범대본은 "심지어 시민들이 국가를 상대로 한 집단소송도 1심 선고 결과가 나왔는데 아직도 포항 촉발지진의 책임자에 대한 수사와 처벌을 미루고 있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사법당국의 성역없는 신속한 수사를 거듭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포항지진 범시민대책본부는 포항지역의 순수 시민단체로서 국가를 상대로 하는 국내 최대 집단소송에서 포항시민 5만여 명의 원고를 주도해 지난 11월 16일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민사합의부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이끌어냈다.

범대본 모성은 의장은 "검찰은 포항 촉발지진의 최고 책임자를 수사해 처벌하는데 앞장서 주기를 당부드린다"며 "민주당 의원들은 다시 한 번 국민 앞에 사과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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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이병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