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쩐의 전쟁' 된 제4이통 주파수 경매…입찰가 2000억 육박

4일차 경매 38라운드서 종료…최고 입찰액 1955억원
이통3사 할당 대가보다 비싸질 가능성 커져…'승자의 저주' 우려도

신규 이동통신 사업자 자리를 건 28㎓ 주파수 경매가 나흘간 진행되면서 금액이 2000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마이모바일과 스테이지엑스가 사업권 획득을 위해 베팅을 계속하면서 입찰액이 치솟은 것이다.

이대로라면 이통3사가 과거에 할당 받았던 가격보다 비싸질 가능성이 높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30일 진행한 4일차 28㎓ 대역 주파수 경매가 38라운드까지 진행됐다고 발표했다. 1단계 다중라운드 오름입찰 방식으로 실시한 이날 경매는 26라운드부터 실시했다. 최고 입찰액은 1955억원이다.

3일차 경매의 최고 입찰액은 1414억원 이었다. 이날 13라운드를 거치면서 금액이 541억원이 늘어난 것이다.

최저경쟁 가격과 비교하면 총 1213억원이 올라갔다. 1일차 경매의 입찰액은 시작 가격에서 15억원 오른 757억원, 2일차는 50억원 늘어난 797억원이었다. 그러다 3일차에 양사의 경쟁이 과열되면서 입찰액이 617억이 급등한 1414억원을 기록했다.

업계의 예상을 깨고 입찰액이 1000억원을 훌쩍 넘겼지만 양사 모두 포기 없이 비딩을 이어갔다.

이날 입찰액은 전날보다 오름폭이 줄었지만 2000억원에 육박하면서 내야 하는 주파수 할당 대가 부담이 커졌다.

이는 이미 신규 사업자가 감당해야 할 기지국 의무 구축 비용을 넘어선 것으로 평가된다. 신규 사업자는 주파수 할당 조건인 3년차에 총 6000개의 기지국 구축을 충족해야 한다. 28㎓ 기지국 투자비는 대당 대략 2000만~300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중간 금액인 2500만원으로 계산하면 대략 1500억원이 된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에 이은 네 번째 이동통신 사업자가 되더라도 주파수 할당 대가가 최소한으로 집행해야 하는 네트워크 투자 비용보다 비싸진 셈이다.

양사 모두 50라운드까지 진행하는 1단계 오름입찰 경매를 모두 완주하면 실제 부담하는 주파수 비용은 이통3사가 낸 것보다 높아지는 것이 확실시 된다.

이통3사는 지난 2018년 100㎒ 블록당 259억원에 각각 800㎒ 폭씩 할당 받았다. 최종 금액은 위치에 따라 다소 달라졌는데, SK텔레콤 2073억원, KT 2078억원, LG유플러스 2072억원이었다.

과기정통부가 신규 사업자에 대한 부담 완화를 위해 최저 경쟁가격을 이통3사보다 3분의 1 낮은 수준으로 설정했지만 양사가 '쩐의 전쟁'을 벌이면서 훨씬 높은 수준으로 가져가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이에 이번 경매가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마이모바일과 스테이지엑스 모두 이동통신 신규 사업자 진입에 대한 의지를 꺾지 않으면서 경매는 닷새째 이어지게 됐다. 5일차 경매는 31일 39라운드부터 속개된다. 양사 모두 중도 포기 없이 50라운드까지 경매를 이어간다면 과기정통부는 2단계 밀봉입찰로 경매 방식을 바꾼다.

라운드 횟수가 매일 증가했던 것을 고려하면 최종 낙찰자는 늦어도 다음달 2일에 판가름 날 전망이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 / 조봉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