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만 1만7000가구 분양 예정…지난해 대비 3배 증가
3월 청약홈 개편·4월 총선·지난해 밀린 분양 물량 밀어내기
주택 경기 침체·분양가 상승…실제 공급 물량 좀 더 지켜봐야
통상 분양 비수기로 통하는 2월에 전국에서 3만 가구가 넘는 아파트가 공급된다. 지난해 미뤘던 분양 물량이 포함됐지만, 이례적으로 많은 물량이다. 특히 수도권에서만 지난해 대비 3배에 달하는 1만7000가구가 분양이 예정되면서 2월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달 전국에서 36개 단지, 3만645가구(임대 포함)가 신규 분양될 예정이다. 수도권에 분양 예정 물량은 1만6645가구로,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00년 이후 2월 기준으로 가장 많은 물량이다. 지역별로 경기(8700가구)가 가장 많고, 이어 서울(4485가구), 인천( 3460가구) 등이 뒤를 이었다. 수도권 분양 물량은 지난달(1만7255가구)보다는 감소했지만, 지난해 동기(5435가구) 대비 3배 증가했다.
지방은 광주(4045가구)에서 분양 물량이 가장 많고, 충북(2330가구), 전북(1914가구) 경북(1668가구), 부산(1532가구), 충남(1363가구) 순으로 나타났다. 대전과 울산, 강원, 경남, 세종은 예정된 분양 물량이 없다.
분양 시장에선 내달 청약제도 변경에 따른 청약홈 홈페이지 운영 중단과 4월 총선 등의 영향으로 건설업계가 분양 물량을 이달로 앞당기면서 분양 물량이 급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지난해 미뤘던 분양 물량까지 이달에 예정되면서 분양 물량이 더 늘어났다.
다만 분양 예정 물량이 실제 공급될지 미지수다. 전반적인 주택 경기 침체에 고금리 장기화 분양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주택 수요가 줄면서 건설업계가 분양 일정으로 고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통상 2월에 분양을 하지 않지만, 올해는 3월 청약홈 홈페이지 개편부터 4월 총선 전까지 분양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일부 사업장만 이달로 분양을 앞당겼다"며 "나머지 사업장에 대해서는 분양 일정을 총선 이후로 미루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은 청약제도 관련 규칙 개정에 따라 내달 4일부터 22일까지 청약홈 홈페이지를 개편한다. 다자녀 기준을 3자녀에서 2자녀로 바꾸고, 배우자 통장 가입 기간 합산, 신생아 특별공급 신설 등 청약제도 변경 사항을 반영하기 위해서다.
전문가들은 예정된 물량이 실제 공급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청약홈 개편과 총선을 비롯해 지난해 공급하려던 물량이 이달에 공급되면서 분양 물량이 급증했다"며 "주택 경기가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분양가 상승과 총선이라는 주요 변수 등을 고려하면 실제 공급될 물량이 얼마나 될지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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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조봉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