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셋값 39주연속 상승…전세가율 13개월 만에 최대
고금리·집값 불확실성 확대…매매 수요 전세 수요로 전환
서울 아파트 전세의 공급과 수요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다. 서울아파트 평균 전세가율은 지난해 8월부터 6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는 등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서울은 올해 신규 입주 물량이 부족한 데다, 봄 이사철이 겹치면서 전세난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상승세다. KB부동산 통계를 보면 지난달 서울아파트 전세가율은 52.2%로, 2022년 12월 이후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간 다른 지역에 비해 낮은 전세가율을 기록했던 강남권의 상승세가 뚜렷하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강남 11개구 전세가율은 50.13%로, 지난해 1월 이후 11개월 만에 50%대에 재진입했다. 이 중 가장 낮은 편인 강남구(41.86%)의 전세가율도 지난해 2월(42.5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39주 연속 오르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달 12일 기준 서울 전셋값은 0.05% 올라 39주 연속 상승했다. 지난 9개월간 누적 상승률로 따지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4.20% 올랐다.
서울 주요 단지의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전용면적 84㎡)는 최근 12억5000만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지난해 1월 8억8500만원~9억원대 계약이 이뤄진 것과 비교하면 최대 3억원 가까이 올랐다. 또 마포구 마포래미안푸르지오(전용면적 59㎡)는 지난해 1월 5억5000만 원에서 6억원 사이에서 전세계약이 성사됐지만, 이달에는 7억3000만원에서 7억8000만원 사이에서 계약이 체결됐다.
부동산 시장에선 봄 이사 철을 앞두고 전세 수요는 느는데, 매물이 줄면서 전셋값 상승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중론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서울아파트 전세 매물은 3만2861건으로, 1년(5만885건) 전 대비 35.5% 감소했다.
게다가 올해 신규 입주 물량이 지난해 3분의 1수준으로 급감하면서 전세난을 부채질하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1만1000여 가구로, 지난해(3만2000여 가구)보다 2만1000가구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고금리와 장기화 집값 상승에 따른 피로도 누적, 집값 하락 가능성, 시장 불확실성 확대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매매 수요가 전세로 옮겨가면서 전세난에 한몫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입주 물량 감소로 서울 지역 전셋값 상승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고금리 장기화와 시장의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주택 매수보다는 임대차에 머무는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셋값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올해 서울 신규 입주 물량이 줄고, 봄 이사철 전세 수요 증가 등으로 일부 단지에서 전셋값 상승세가 뚜렷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함 랩장은 "최근 분양 단지의 분양가도 높아지고 있고, 전셋값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다"며 "세입자의 주거비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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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조봉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