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시트 위해…가맹점·소비자 갑질 논란
bhc, 모바일상품권 수수료 모두 전가
국감서 버거킹 폭리 지적…"실태조사"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상반기 중 사모펀드가 인수한 가맹본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다. bhc, 버거킹 등 사모펀드가 운영하는 가맹본부가 단기에 이익을 거두고 투자금 회수(엑시트)에 나서기 위해 갑질한다는 논란이 일자 칼을 빼들었다.
22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공정위는 조만간 사모펀드가 운영하는 가맹본부에 대해 직권조사에 나선다. 경쟁 당국이 본격적인 제재 움직임에 나선 배경에는 최근 사모펀드가 운영하는 가맹본부의 갑질 사례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치킨 프랜차이즈 bhc는 최근 모바일 상품권 수수료를 전부 가맹점주에게 떠넘기고, 12시간(낮 12시~밤 12시) 영업을 강요하는 내용이 담긴 '상생협약서'를 가맹점과 체결하려고 해 논란이 됐다. bhc의 대주주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다.
공정위 관계자는 전날 브리핑에서 "영업시간 강제가 정상적인 거래 관행에 부합하는지 살펴봐야 하는데, 가맹사업의 통일적인 운영을 위해서 반드시 필요했는지 봐야할 것"이라며 "가맹본부가 거래상 지위를 남용해 점주에게 불이익을 입혔는지 등도 같이 살펴봐야 할 문제라서 좀 더 지켜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bhc는 치킨의 원재료가 되는 닭고기를 국내산에서 브라질산으로 바꾸며 원가 절감을 감행했는데도 불구하고, 치킨 가격을 인상해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bhc뿐만 아니라 사모펀드가 운영하는 가맹본부에 대한 가맹점·소비자 피해는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됐다.
지난해 국감에서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bhc·버거킹 사례를 들며, 가맹본부의 갑질 행태를 지적한 바 있다. 윤 의원은 "외식 사업이 현금 창출 능력 좋고 가격 인상·필수품목 확대 등을 통해 수입을 올릴 수 있어 사모펀드가 유인되고 있다"며 "사모펀드 속성상 단기 경영 목표에 집중할 수밖에 없으니, 가맹점을 목표 달성 수단으로 보고 갑질·폭리가 발생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기정 공정위 위원장은 "가맹본부가 가맹점을 이익 창출 대상으로 봐서는 안 되고 상생해야 하는 구조"라며 "그런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검토하고 실태조사를 해보겠다"고 답한 바 있다.
지난해 3월 버거킹 가맹점주들은 공정위에 가맹본부와의 분쟁조정을 신청했으나 결국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에 가맹점주들은 공정위에 가맹본부를 신고했다. 미국 현지보다 2배 높은 가격으로 가맹금을 걷는 등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점을문제 삼았다.
버거킹을 운영하는 BKR은 글로벌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너티)가 지분 100%를 보유 중이다.
또 다른 햄버거 프랜차이즈 맘스터치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맘스터치는 사모펀드 케이엘앤파트너스가 대주주로 있는데, 이미 가맹사업법 위반으로 공정위의 제재를 받기도 했다.
맘스터치는 지난달 가맹점사업자단체를 구성했다는 이유로 상도역점 가맹점주와 계약을 해지하고, 심지어 가맹점주를 형사고소했다. 공정위는 관련 법에 따라 맘스터치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3억원을 물렸다.
한편 공정위는 '가맹분야 불공정거래행위 심사지침'도 마련하고 있다. 가맹점주의 동의 없이 모바일 상품권을 취급하면서 수수료를 떠넘기는 행위를 불공정 행위로 규정하는 것이 골자다.
현재 공정위는 심사지침과 관련해 행정예고 기간 접수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검토하는 등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한 위원장은 지난 26일 소상공인연합회와 만나 "가맹본부가 모바일 상품권 발행 이후 상품 가격이 인상돼 발생하는 차액을 합리적인 사유 없이 일방적으로 가맹점사업자에게 부담시키는 행위를 법 위반행위로 명시한 심사지침을 제정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감시활동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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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박옥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