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안 한 전공의 8024명…"전날보다 이탈자 줄어든 병원도"

전일 대비 사직 459명, 이탈 211명 늘어
복지부, 6038명에 업무개시명령 발령해
일부 병원에선 사직·이탈자 줄어든 곳도
"1000명 늘려도 2045년까지 의사 부족"

보건복지부가 주요 100개 수련병원을 대상으로 점검을 한 결과 소속 전공의 74.4%가 사직서를 제출했고 64.4%는 근무지를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직서 제출자와 이탈자 증가폭이 전일 대비 둔화된 가운데 일부 병원에서는 이탈자가 오히려 줄어든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22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전날 오후 10시 기준 주요 100개 수련병원 점검 결과 소속 전공의 74.4%인 9275명이 사직서를 제출, 전일 대비 459명 증가했다. 사직서 제출자 중 실제로 사직이 수리된 사람은 없다. 또 전공의 중 64.4%인 8024명은 근무지를 이탈했다. 근무지 이탈자는 전일 대비 211명 늘었다.

사직서 제출자는 20일에 2401명, 근무지 이탈자는 6183명이 증가한 데 반해 21일에는 각각 459명, 211명으로 증가폭이 둔화됐다.

박 차관은 "본인들(전공의)이 집단으로 출근하지 않겠다고 예고한 20일에 (사직서 제출자와 이탈자가) 가장 많은 게 맞다"면서도 "세부 기관별로 통계는 말씀 안 드리고 있는데 오히려 (사직서 제출자와 이탈자가) 줄어든 기관도 있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근무지 이탈이 확인된 전공의 6038명 중 이미 업무개시명령을 한 전공의를 제외한 남은 808명에 대해 업무 개시 명령을 발령했다.

정부는 업무 개시 명령을 받고 일시적으로 복귀하거나, 복귀 후 업무를 소홀히 한 경우에는 명령 불이행으로 판단할 방침이다.


전날 법무부와 행정안전부, 검찰, 경찰은 의료계 단체행동 합동 브리핑을 통해 불법 집단행동에 가담한 의료인은 물론, 배후에서 조종하거나 부추기는 사람까지 철저히 조사해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 차관은 "보건당국 입장에서는 소통과 대화로 이 문제를 풀기 희망하고, 아직은 구체적인 처분이 나간 게 없기 때문에 처분 절차 전까지 돌아오면 법적 책임 등은 최소화할 수 있다"며 "말 그대로 물리적으로 지금 즉시, 바로 출근해 주시기를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현장점검을 위해 국장급 인력까지 각 병원으로 투입하고 있다. 단 일부 병원에서는 점검에 비협조적인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국일 중수본 비상대응반장은 "현장점검을 하는 복지부 공무원이나 현장점검을 받는 수련병원 측에서 굉장히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라며 "협조 부분이 원활하게 되는 곳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부분도 있어서 그런 게 어려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의사 집단행동 피해신고·지원센터에 접수된 신규 피해 상담 사례는 총 57건이었고 수술 지연 44건, 진료 거절 6건, 진료 예약 취소 5건, 입원 지연 2건 등이었다.

박 차관은 "의사의 힘은 집단행동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환자의 곁에서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때 비로소 여러분의 목소리에 힘이 생길 것"이라며 "지금 이 순간에도 환자들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전공의단체와 전임의, 임상강사와도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전공의단체에서 대화 제의는 아직 없었다.

박 차관은 최근 열린 TV토론에 복지부 과장급이 참석한 것을 언급하며 "'원 팀'으로 일을 하고 있고 모든 논리와 생각을 공유하기 때문에 누가 나가도 그렇게 다르지는 않은데, 저도 TV토론이 예정돼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의료 공백에 대비해 공공병원 활용 등 비상진료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정통령 중수본 중앙비상진료대책상황실장은 "상급종합병원 환자 중 45% 정도는 다른 병원에서 충분히 진료 가능한 환자군"이라며 "다른 병원에서 진료를 받다가 상태가 악화해 상급종합병원 진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이송 체계가 갖춰져 있기 때문에 너무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박 차관은 "의대교육 기간을 고려하면 2025년에 의대 증원을 해도 전문의는 2036년에 배출된다. 2000명이 아닌 750명 또는 1000명 수준 증원을 한다면 국민은 2045년까지 의사 부족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며 "우리나라 의료 현실을 생각할 때 의료계와 합의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는 더 이상 의료개혁을 지체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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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차장 / 곽상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