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팔라지는 인구 절벽…작년 12만명 감소해 '4년째 내리막'

통계청 '2023년 출생·사망통계(잠정)' 발표
출생아 23만명…사망자 35만명, 4년 만에↓
2036년부터 20만↑ 감소…최악 땐 2027년

지난해 한국 인구가 12만명 넘게 자연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자가 4년 만에 줄었지만, 저출산 기조로 출생아가 더 크게 줄어든 영향이다.

한국 인구는 1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17만명 넘게 늘었지만 2020년부터 줄기 시작해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쪼그라들었다. 저출생·고령화가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최악의 경우에는 2027년부터 우리나라 인구가 20만명 넘게 감소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통계청은 28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3년 출생·사망통계(잠정)'를 발표했다.



◆출생아 수 23만명…사망자 35만명 '4년 만에 감소'

작년 출생아 수는 23만명으로 1년 새 1만9200명(-7.7%) 감소했다. 이는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역대 가장 적은 수준이다. 감소폭 또한 2020년(-3만300명) 이후 3년 만에 가장 컸다. 전년보다 2만명 가까이 쪼그라든 셈이다.

같은 기간 사망자 수는 35만2700명으로 전년(37만2900명)보다 2만200명(-5.4%) 감소했다. 사망률은 1984년(-7.1%) 이후 가장 작았다.

1980년부터 2010년대까지 매년 20만명대였던 사망자 수는 2020년 30만명대로 늘었다. 2022년 37만2900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 이후 지난해는 4년 만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영일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2022년 3월과 4월에 사망자 수가 굉장히 늘어난 반면 지난해에는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완화하면서 사망자 수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인구 1000명당 사망자 수를 의미하는 조사망률은 6.9명으로 전년보다 0.4명 줄어 6명대로 내려갔다.

연령별로 보면 고령화로 남녀 모두 80대 이상에서 사망자가 가장 많았다. 다만 전년과 비교하면 70대(-6500명), 80대(-6000명), 90세 이상(-4000명), 60대(-1600명) 등 대부분 연령층에서 사망자가 감소했다.

월별 사망자 비중은 1월(9.3%), 12월(9.2%)이 높았으며 6월(7.6%), 2월(7.8%), 4월(7.8%) 등이 낮았다. 전년 대비 사망자 수는 3월(-35.1%)과 4월(-24.9%)에 크게 감소했다.

1000명당 사망자 수를 뜻하는 사망률은 남성이 7.4명으로 여성 6.4명보다 높았다. 사망률 성비는 1.2배로 남성이 여성보다 사망률이 높았으며 특히 60대의 사망률 성비는 2.7배로 최대를 보였다. 시도별 사망자 수는 경기가 7만5000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서울(5만1500명)이 뒤를 이었다.


◆작년 인구 12만명 자연 감소…4년째 내리막

작년 사망자보다 출생아 수가 더 크게 줄면서 한국 인구는 12만2800명 자연 감소했다. 2022년(-12만3800명)에 이어 2년 연속 12만명대 자연 감소를 기록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 인구는 2020년부터 4년 연속 뒷걸음질했다.

1981년 국내 인구는 63만명 가까이 자연 증가했다. 이후 1990년대에는 증가 규모가 40만명대 안팎을 보이다가 2000년대 들어서는 20만명대 안팎으로 줄었다. 우리나라 인구는 불과 10년 전인 2013년까지만 해도 17만200명 자연 증가했다.

하지만 2016년(12만5400명) 이후 2017년 7만2200명, 2018년 2만8000명, 2019년 7600명으로 증가 규모가 급감하더니 2020년 자연 감소(-3만2600명)로 전환했다. 2021년에는 5만7100명 자연 감소한 데 이어 2022년부터는 감소 규모가 12만명을 넘어섰다.

인구 1000명당 자연증가를 의미하는 자연증가율은 -2.4명으로 작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작년 전국 17개 시도 중 세종(1200명)을 제외한 16개 시도에서 출생아 수가 사망자 수보다 적어 인구가 자연 감소했다. 경북은 1만5100명 감소하며 전국 시도 중 자연 감소 규모가 가장 컸다. 이어 부산(-1만3400명)이 뒤를 이었다.

◆출생아 더 줄고 사망자 늘고…최악 땐 4년 뒤 20만명 자연 감소

저출생과 고령화 현상은 해가 갈수록 심화 돼 한국 인구의 자연 감소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장래인구추계:2022~2027년'에 따르면 출생아 수는 2025년 22만명 수준으로 줄어들고 2072년에는 16만명까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악의 시나리오(저위 추계)를 보면 2072년 출생아 수는 9만명대까지 내려간다.

사망자 수는 2029년 40만명을 넘어 2038년 50만명대, 2045년 60만명대, 2055년 70만명대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총인구를 연령 순서로 나열할 때 중앙에 있는 사람의 연령을 나타내는 중위연령은 2022년 44.9세에서 2031년 50세를 넘고 2072년에는 63.4세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2036년부터 인구는 20만명 이상 자연 감소하며 2045년에는 36만9000명이 줄어들 전망이다. 2050년에는 -47만3000명, 2055년에는 -55만9000명의 자연 감소가 있을 것으로 통계청은 내다봤다.

최악의 시나리오로 보면 인구 자연 감소는 2027년(-20만5000명) 자연 감소 규모가 20만명을 넘어서 2036년 -30만명, 2045년 -46만4000명, 2050년 -54만4000명, 2055년 -61만8000명까지 자연 감소 규모가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임영일 과장은 "향후 사망자 수는 고령화의 영향으로 계속 늘어나고 출생아 수도 줄어들면서 자연증가의 감소폭은 계속해서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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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