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통장 가입자 19개월 연속 감소
배우자 청약통장 가입 기간 50% 인정
신혼·출산 등 특공 청약 장벽 낮아질 듯
이달 말부터 배우자 가점제 신설 등 청약 제도가 대대적으로 바뀐다. 신혼 부부와 출산 가구, 저가점자 등 일부 청약자들이 개편에 따른 혜택을 받게 된다. 다만 이번 제도 개편으로 전반적인 청약 수요 확대로 이어지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6일 국토교통부 등 정부에 따르면 저출산 대책 등이 반영된 청약 제도 개편안이 오는 25일부터 시행된다. 이를 위해 지난 4일부터 오는 22일까지 청약홈이 시스템 개편 작업에 들어갔다. 이 기간동안 청약홈이 문을 닫게 되는 만큼 아파트 청약도 이뤄지지 않는다.
우선 배우자 청약통장 가점제가 신설된다. 오는 25일부터 가점제 청약 때 배우자의 청약통장 가입기간의 50%를 합산하는 방안이 시행된다. 최대 인정 가점은 3점이다. 청약통장 가입기간 합산점수는 현재와 같이 최대 17점이다.
예컨대 본인이 5년 동안 청약통장을 가입했고, 배우자가 4년짜리 청약통장이 있다면 청약 시 본인 7점에 배우자 3점(2년 인정)을 더해 총 10점을 인정받게 되는 식이다.
또한 가점제 동점자 발생 시 장기가입자를 우대하는 방안도 시행된다. 현행 제도는 가점제에서 동점자가 발생하면 추첨으로 당첨자를 선정하고 있다. 앞으로는 장기가입자를 당첨자로 선정된다.
미성년자 가입 인정기간도 2년에서 5년으로 확대된다. 조기에 청약 통장을 가입하게 되면 현재보다 이른 시점에 주택 마련의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또한 다자녀 특별공급 기준도 3자녀에서 2자녀로 변경된다. 지금까지 다자녀 특별공급은 미성년 자녀가 3명 이상일 경우에 신청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기준이 2명으로 완화된다.
신혼부부의 특별공급 중복 청약도 허용된다. 지금까지는 부부가 동시에 청약을 해서 동시에 당첨되면 두건 모두 부적격 처리됐다. 하지만 앞으로 중복 당첨이 되더라도 우선 접수한 아파트의 청약 당첨은 유지된다. 주택 청약 횟수를 기존 부부 합산 1회에서 부부 각각 1회로 확대됨에 따라 같은 단지 뿐만 아니라 같은 날 당첨자를 발표하는 아파트 청약에도 부부가 각자 개별 통장으로 신청이 가능해진다.
또한 공공분양에 신생아 특별공급 유형이 신설된다. 공공분양 공급 시 입주자 모집공고일 기준 2년 이내 임신·출산 가구를 대상으로 특별공급 자격이 주어진다. 민간아파트 분양의 경우 생애최초·신혼부부 특별공급 물량 중 20%를 출산가구에 우선 공급한다. 지난해 합계 출산율이 0.72명으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하자 정부가 출산 가구에 대한 파격적인 혜택을 내놓은 것이다.
청약통장 가입자수는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지난 1월 말 기준 전국 청약통장 가입자수는 2556만명 수준이다. 지난 2022년 6월 2703만명을 정점으로 19개월 연속 감소한 것.
한 때 주무택자들의 내 집 마련의 필수품으로 여겨졌던 청약통장 이탈이 멈추지 않자 유인책을 꺼내든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청약제도 개편은 청약통장을 계속 보유하고 새롭게 가입하는 유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제도 개편으로 청약 수요 자체가 크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혜택을 받게 되는 신혼부부, 출산 가구 등의 관심이 높아질 수 있지만 일반공급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제도 개편이 아닌데다 주택 시장 침체가 이어지고 있어 큰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반응이다.
백세롬 부동산 R114 책임연구원은 "신혼부부나 출산 가구 등 특별공급 유형에 해당되는 수요자들의 청약 장벽이 낮아지는 측면이 있지만 이번에 바뀌는 제도가 일반공급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며 "이번 개편으로 청약 수요가 크게 늘어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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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조봉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