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환자를 버려두고 병원을 나서는 순간, 우리는 국민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지는 것입니다. 더 나쁜 것은 우리 스스로에게도 지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미정 단국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의과대 교수들의 집단 사직서 제출에 반대하는 소신 글을 기고해 화제가 되고 있다.

25일 지역의료계에 따르면 이 교수는 지난 22일 의료 매체 ‘청년의사’에 ‘사직을 망설이는 L 교수의 답장’이란 제목의 기고글을 통해 의대 교수 집단 사직과 관련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이 교수는 “의사 파업은 모든 선진국에서 여러번 발생했고, 절대 잘못된 일이 아니다”라면서도 “‘생명’을 다루는 의사는 그 파업을 국민의 ‘생명권’을 위협하지 않는 선에서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렇지 않으면 그 어떤 의사 파업도 정당성을 얻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교수는 “현재 전공의들이 떠난 병원을 지키면서 필수 의료를 제공하는 의사가 우리 교수들”이라며 “우리마저 사직을 하면 필수 의료를 제공하지 못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면 정말로 ‘의료대란’이 일어날 것이고, 변명의 여지 없이 ‘의사’가 정말 ‘의새’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그래서 저는 지금 사직을 할 수 없다”며 “만약 제가 사직서를 제출한다면 제가 보던 환자에 대한 기록을 충실히 작성한 후 받아줄 병원과 의사를 확보해 모두 전원 보낸 후에 사직하겠다”고 밝혔다.

단국대의대 교수비대위는 지난 20일 총회를 열고 교수들의 사직서 제출 등 정부의 의대정원 방침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 교수는 “당시 항암치료중인 소아암 환자들 때문에 사직서 제출을 못할 것 같다”며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