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게 신발 던지고 퇴정 불응 혐의
퇴거불응·공무집행방해 혐의도 적용돼
2심 법원, 건조물침입 혐의 무죄 선고
대법 "관리자 의사 반해 물리력 행사"
경기 안산시의회 청사에 무단으로 진입하려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정창옥(61)씨의 건조물침입 혐의를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됐다. 그는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신발을 투척한 인물로 알려져있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지난달 12일 건조물침입 혐의로 기소된 정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2심인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정씨는 지난 2019년 1월 경기 안산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시의원의 보충질의에 답변 중인 윤화섭 당시 안산시장에게 신발을 던지며 욕설을 한 혐의(공무집행방해)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정씨는 윤 시장에게 신발 한 짝을 벗어 던져 퇴장 명령을 받았음에도 이를 거부하고 욕설을 하며 소란을 피운 것으로 조사됐다.
정씨는 또 그해 11월 시의회의 본회의를 방청하던 중 "시청 앞에서 단식 투쟁 중인데, 의장님은 이 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발언해 재차 퇴장 명령을 받았지만 이에 응하지 않은 혐의(퇴거불응)도 있다.
특히 정씨가 퇴장 명령을 받은 직후 그가 이끌던 단체인 '안산지킴이 시민행동'의 회원이 인화물질을 뒤집어쓰고 몸에 불을 붙이려고 했다고 한다. 이후 정씨는 시의회 내 출입제한을 받았지만 그럼에도 일주일 뒤 청사 방호요원을 밀치며 시의회에 진입을 시도해 주거침입 혐의도 함께 적용받았다.
1심은 정씨의 모든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그에게 벌금 900만원을 선고했으나, 2심인 수원지법은 주거침입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안산시의회는 주민의 대의기관으로 일반인 누구나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었다"며 "출입 자체를 금지하거나 출입구역을 제한하는 통제규범은 확인되지 않는다"라며 정씨에게 적용된 벌금을 600만원으로 낮췄다.
이어 "청사 경호권 등에 대한 출입통제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특정인이나 특정 단체 구성원들의 시의회 출입을 사전에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더욱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판시했다.
검찰은 해당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했다. 대법은 2012년 전원합의체 판결을 근거로 2심과 판단을 달리했다.
해당 판례에 따르면 주거침입 혐의는 거주자 등의 의사에 반해 물리력을 행사할 경우 건조물의 평온상태를 사실상 침해한 경우에 해당된다. 대법 재판부는 정씨의 혐의가 성립됐음에도 2심 재판부가 이를 무죄로 판단한 점을 법리를 잘못 해석했다고 본 것이다.
대법 재판부는 "피고인(정씨)이 방호요원들의 출입제지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밀치며 안산시의회 청사에 들어간 것은 관리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해 물리력을 행사해 건조물에 출입한 경우에 해당한다"며 "출입 당시 객관적·외형적으로 드러난 행위를 기준으로 보더라도 사실상 평온상태가 침해됐다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한편 정씨는 지난 2020년 문 전 대통령에게도 신발을 투척했던 인물로 알려져있다. 그는 당시에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됐으나 대법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다만 광화문광장 집회에서 경찰관을 폭행하고, 세월호 유족들을 모욕한 혐의 등에 대해서는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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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 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