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수익 압수 과정서 수사기밀 유출? 검찰, 광주경찰청 압색

불법 도박사이트 범죄수익인 가상화폐의 환수 과정에서 수사기밀 유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광주경찰청 등지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광주지검 반부패강력수사부(김진호 부장검사)는 11일 오전 광주경찰청 정보통신 장비 운용 부서 등지에 수사관들을 보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고 있다.

검찰은 경찰이 가상화폐(비트코인) 형태의 범죄수익을 거둬들이는 과정에 민감한 수사기밀의 누출 정황을 포착, 관련 수사 중 이날 압수수색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수사기밀 유출 의혹이 있는 수사 대상은 수사관 1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광주경찰청은 수감 중인 아버지의 대를 이어 비트코인 시세를 맞추는 불법 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이모(35·여)씨에 대해 구속수사하면서 범죄수익금인 비트코인 1798개(거래가 기준 1430억 원)에 대한 압수에 나섰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누군가 미리 빼돌리는 바람에 비트코인 320개(최고가 기준 현금 250억 원 상당)만 압수했다.

당시 경찰은 압수 도중 추가로 빠져나간 비트코인이 온라인 접속 기록 등에 비춰 이씨 일가에게 흘러들어간 것으로 보고, 후속 수사를 벌이기도했다.

그러나 재판에 넘겨진 이씨는 1·2심에서 줄곧 사라진 비트코인에 대해 "내가 관여한 것이 아니다", "모르는 일이다"라는 취지로 범죄수익 은닉 혐의 일부에 대해 부인해왔다.

1심에서는 이씨에 대해 징역 5년과 추징금 608억 300만 원이 선고됐지만, 항소심에서는 이씨의 주장 일부가 받아들여져 감형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추징 역시 증거에 의해 인정돼야 한다. 원심은 이씨가 비트코인이 중간에 사라지는 과정에 개입했다고 보고 추징을 명령했지만, 명확한 증거가 없다"며 이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하고 추징금도 15억여 원(아버지 변호사비 등 현금 지출)으로 삭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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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본부장 / 최유란 기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