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로펌 침투 본격화…곡소리나는 지역 변호업계

네트워크 로펌 빠르게 지역 사회 침투, 사업 확장 가속
이와 함께 지역 변호업계 수임 줄어…곱지 않은 시선도

전북지역에 대형 로펌이 침투하면서 지역 내 변호업계가 곡소리를 내고 있다. 일부 대형로펌이 지역으로 진출하면서 분사무소를 내면서 의뢰인 모셔가기에 사활을 걸고 있어서다.

22일 전북법조계에 따르면 현재 전북에는 법무법인 YK, 법무법인 대륜, 법무법인 지원피앤피가 전주에 분사무소를 냈다.

이들은 각 주요 지점에 분사무소를 내면서 이른바 네트워크 로펌으로 불린다.



네트워크 로펌은 하나의 법무법인을 표방하며 전국 주요 거점 지역에 분사무소를 내고 유기적인 공조 체제를 유지하는 로펌을 말한다. 특히 온·오프라인 광고에 과감하게 투자하며 형사·이혼사건 등 회전율이 높은 사건을 중심으로 고객을 적극 유치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네트워크 로펌으로는 YK가 꼽힌다. 최근 YK는 전국의 분사무소를 거점으로 많은 사건을 수임, 사업을 점차 확장하고 있다.

법무법인 대륜도 최근 사업확장을 통해 많은 변호사를 채용했으며, 빠르게 그 몸집을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대형 로펌의 지역사회 침투에 지역 변호업계는 점차 사건수임이 줄어들고 있어 걱정이 태산이다.


전북의 한 로펌 관계자는 “만성동 시대가 열린 뒤 최근 빠르게 대형 로펌이 지역사회에 분사무소를 내고 있다”면서 “이들의 사건 수임이 많아 질수록 지역 변호업계를 찾는 고객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푸념했다.

또 다른 로펌 소속 변호사는 “만성동으로 이전 후 높은 단가에 사무실을 분양받고 그 금액을 갚아나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최근에는 사건 수임 수가 전체적으로 줄어들면서 소속 변호사 수 유지도 힘든 것이 현실이다. 다른 지역 내 로펌도 상황은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무엇보다 지역 법조계에서는 이러한 네트워크 로펌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함께 비춰지고 있다.

전북에서 수십년간 활동한 한 변호사는 “네트워크 로펌은 사건을 수임할 때 지역에 있는 변호사들이 사건을 상담하고 대응하는 형태가 아니라 서울로 원격으로 연결해 상담을 펼치고, 재판 등에는 경력이 없는 변호사들이 대응해 변호의 질이 낮은 것으로 보여지지만 고객 층은 대형로펌이란 이름을 따라 가고 있다”면서 “대형로펌의 지역 침투는 그동안 암묵적으로 지역을 침범하지 않던 법조계의 질서마저 교란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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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본부장 / 장우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