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음성군에 미분양 아파트가 쌓이고 있다.
25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공사가 이달 초 지정한 미분양 관리지역 9곳 가운데 충북에선 음성군이 유일하게 포함됐다.
주택 과잉 공급을 막으려고 지정하는 게 미분양관리지역인데, 업체는 분양 보증서 발급을 신청할 때 사전심사 절차를 통과해야 한다. 미분양 물량이 해소될 때까지 신규 주택 공급을 제한하는 조치다.
음성군의 미분양 주택은 1603가구다. 공사의 미분양관리지역 중 경북 포항(3447가구), 대구 남구(2232가구), 울산 울주(1748가구)에 이은 전국 4위다.
충북 11개 시·군 미분양 아파트 3200가구다. 미분양 물량의 절반이 음성군에 몰려있는 것이다.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늘어나다 보니 이 지역 인구수는 장기간 횡보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음성군은 2030년 인구 15만명의 시(市)로 승격하겠다는 원대한 목표를 잡아놓고 있지만 낙관도, 안심도 할 수 없는 처지다.
2월 말 기준 음성군 총인구수는 10만3268명으로 1월보다 79명 증가했다. 비록 소폭이라도 증가세를 유지하는 건 청신호지만, 문제는 한달새 내국인 수가 100명이나 감소(외국인주민 179명 증가)했다는 점이다.
내국인 수 감소세는 심각한 수준이다. 2018년 말 9만5830명에서 올해 2월 말 9만876명으로 5000명 가까이 줄었다.
매년 감소추세인데, 이런 흐름이 이어지면 머지않아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기는 '내국인수 9만명'이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위기감이 돈다.
음성 지역에 미분양 아파트가 늘어나는 건 출퇴근 가능한 충북 충주시·진천군, 경기도 등지에 '괜찮은' 아파트가 많아서다.
빨대처럼 주변 인구를 흡수하는 충북혁신도시도 음성군 처지에서 보면, 그림의 떡이다.
대단위 아파트가 들어서는 주거지역은 행정구역상 진천군에 속하기 때문에 혁신도시를 통한 인구유입 효과를 음성군은 얻지 못한다.
음성군 관계자는 "현재 우리가 당장 할 수 있는 건 미분양 아파트 물량을 시급히 해소하고, 주변 지역에서 음성군으로 출퇴근하는 근로자를 상대로 주민등록 이전을 유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달 초 조병옥 군수는 군청 직원들과 기업체를 돌며 "금융·교육·창업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테니 음성군으로 주민등록을 이전해달라"고 요청하는 활동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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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취재본부장 / 김은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