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교사들이 제주도 내 불법 촬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10대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제주교사노동조합과 중등교사노동조합은 29일 오후 제주지방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교 내 화장실 불법 촬영 행위를 한 가해자 A(10대)군에 대한 엄벌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가장 안전해야 할 학교 내 화장실을 불법 촬영한 이 사건은 심각한 범죄 행위"라며 "초기 신고 당시 관리자는 사건을 축소·은폐하려고 했고, 심지어는 잠재적 피해자일 수도 있는 두 명의 여교사에게 가해자의 집에 가정 방문하도록 지시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학교와 교육청의 성인지 감수성 부족과 안일한 대응으로 심각한 2차 가해가 발생한 것"이라며 "불법 촬영 스마트폰을 최초 발견한 피해교사와 가해자의 담임교사는 현재까지도 극심한 트라우마를 호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학교 내 불법 촬영은 교육 환경의 안전과 신뢰를 훼손시키며 피해자들에게 지속적인 정신적 고통을 안겨준다"며 "가해자의 행위는 그 자체로 중대 범죄 행위이며 엄벌 처분이 내려져야 한다"고 피력했다.

노조는 "그동안 사춘기 청소년의 단순한 호기심으로만 치부됐던 학교 내 성 사안 문제에 대해 가해자와 교육당국에 경종을 울릴 수 있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며 "자라나는 세대들이 법과 원칙에 의해 피해자가 보호받는 세상을 경험할 수 있도록, 피해자들이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부디 재판부의 현명한 판결을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한편 불법 촬영 가해자인 A군은 지난해 8월17일부터 10월18일까지 재학했던 남녀공학 고등학교 여자화장실과 가족 운영식당 등에서 총 18회에 걸쳐 불법 촬영을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피해자는 200명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찰은 A군에 대해 징역 장기 8년, 단기 4년을 구형한 바 있다. A군에 대한 선고공판은 5월9일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