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면식이 없는 여성의 집에 가스 배관을 타고 침입해 감금하고 성폭행을 시도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30대 남성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인천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심재완)는 2일 선고공판에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특수강도강간)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A(31)씨에게 징역 21년을 선고했다.
또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20년,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 10년, 신상정보 공개 고지 10년을 명령했다.
아울러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한 최초 10년간 매일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외출을 금지하고, 장치를 부착 중인 20년 동안 피해자에게 어떤 방법으로도 연락하거나 접근하지 말 것,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80시간을 이수할 것 등의 준수사항을 부과했다.
재판장은 "피고인이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한 후 범행을 실행했다"면서 "범행 경위, 방법, 내용 등에 비춰 죄질이 극히 불량하고 비난 가능성도 매우 크다"고 판단했다.
또 "피고인은 동종범죄로 여러 차례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며 "강도미수죄로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누범기간에 다시 이 사건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이어 "피고인이 일부 반성하고 있으나 불리한 정상을 고려할 때 중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날 재판장은 판결문의 양형 이유를 낭독하던 중 피해자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갑자기 낭독을 멈추기도 했다. 그는 "피해자는 가장 안전하다고 느껴야 할 주거지에서 예상치 못하게…"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무표정한 얼굴로 한동안 정면을 응시하던 그는 "범행을 당해 정신적 충격으로 현재까지 약에 의존하지 않으면 생활할 수 없을 정도"라며 낭독을 이어갔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A씨에게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9일 오전 2시30분께 B(20대·여)씨가 혼자 거주하는 인천 남동구 한 빌라에 침입해 B씨를 감금 및 폭행하고, 강도와 성폭행 범행을 시도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그는 건물 외벽에 가스 배관이 설치된 빌라를 범행 대상으로 삼았고, 우편함을 뒤져 혼자 거주하는 여성을 물색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다.
A씨는 또 범행 당일 오전 1시30분께 가스 배관을 타고 아무도 없는 B씨의 집에 침입해 화장실에 숨어있다가 B씨가 귀가하자 범행을 저질렀다.
감금 7시간 만인 같은날 오전 9시27분께 피해자 B씨가 현관문을 열어 "살려달라"고 외쳤고, 이 소리를 들은 이웃주민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출동하자 A씨는 창문을 열고 2층 높이에서 밖으로 뛰어내렸고, 발목이 골절된 상태로 달아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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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 김 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