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4월 폐업신고 총 1284건…종합건설사만 187곳
부도 건설사도 12곳 달해…이달 종합건설사 2곳 부도
"건설산업 쇠퇴기로 진입하는 전조증상이라는 해석도"
건설업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4월까지 폐업 신고를 한 건설사의 수가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건설업 자체가 '쇠퇴기'를 맞고 있다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8일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폐업 신고 공고(변경, 정정, 철회 포함)를 낸 종합건설사는 전국 187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1년 1~4월(222건) 이후 가장 많은 수치였다.
전문건설사를 포함하면 그 수치는 더욱 커졌다. 지난 4월까지 종합건설사와 전문건설사를 합친 전체 건설사의 폐업 공고 건수는 1284건으로, 2014년 같은 기간(1577건) 이후 10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이었다.
이 통계는 보유 업종 중 일부 업종만 폐업신고하거나, 업종전환등록(종합→전문, 전문→종합) 등에 의한 폐업신고 건수도 포함돼 있지만, 공고에 기재된 폐업 사유를 보면 '사업 포기', '건설업 경기 부진', '사업 도산' 등 사유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었다.
또 지난 3월까지 전체 누적 공고 수(998건) 대비 약 3분의 1 수준인 286건(종합 53건, 전문 233건)이 4월 한 달 만에 접수된 점을 고려하면, 4월에 폐업신고가 급격히 늘어났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부도가 난 건설업체도 무려 12곳에 달했다. 이는 전년 동월(5건) 대비 부도업체 수가 두배 늘어난 것이다.
KISCON에 접수된 건설업 등록통계에 따르면 올 1월부터 5월까지 총 12곳(종합건설사 2곳, 전문건설사 10곳)의 건설사가 부도처리된 것으로 집계됐다.
업종별로 보면 종합건설사는 이달에만 부산에서 2곳이 부도처리됐고, 전문건설사는 올 들어 서울(1건), 경기(1건), 부산(2건), 대구(1건), 광주(1건), 울산(1건), 경북(1건), 경남(1건), 제주(1건) 등 전국 곳곳에서 발생했다.
업계에서는 건설경기 침체로 신규 계약 공사는 계속 줄어들고 있는 반면 신규 건설업체는 매년 늘고 있어 수주 경쟁 및 자금난을 견디지 못한 업체들의 도산이 계속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KISCON에 등록된 연도별 건설공사 계약액 추이 통계를 보면 지난해 공공 및 민간 건설공사 계약액은 2022년(296.8조원) 대비 56.2조원 하락한 240.6조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일각에서는 앞으로도 부동산시장 침체, 고금리 기조, 부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정리가 계속될 경우 건설업계 전반이 쇠퇴기로 이어질 것이라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김태준 대한건설정책연구원(건정연) 연구위원은 '건설산업 반등 가능한 경기 하락인가? 쇠퇴기로의 진입인가?' 보고서에서 "진입장벽이 낮고 다수 업체 보유가 입찰에 유리한 건설산업은 계속적으로 업체 숫자가 오르는 추세를 나타냈으나 올 들어 종합건설업은 등록업체 숫자보다 폐업 신고가 커 업체 숫자 하락이 예상된다"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 건설산업의 생애주기가 성숙기를 지나 쇠퇴기로 진입하는 전조 현상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문제는 이러한 쇠퇴기의 진입이 너무 빠르게 진행되면 산업의 자연스러운 전환이 어려워 일자리의 급격한 감소와 구매능력 하락 등으로 인해 내수시장의 충격이 크고 사회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며 "쇠퇴기로 진입한다고 해도 경기의 등락을 반복하며 완만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단기적으로는 건설경기 부양, 장기적으로는 산업전환을 대비하는 선제적이고 현명한 대책의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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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