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대부카페 운영, 개인정보 수만건 팔아넘겼다

부산경찰, 불법사금융 단속…89명 검거 5명 구속
대부카페 운영진에 현직 공무원까지 포함돼
불법업체, 이자율 1만4000%…불량배 동원 추심

국내 최대 규모의 대부 카페를 운영하며 수만 건에 달하는 채무자 개인정보를 불법 대부업자들에게 넘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불법 대부업자들은 피해자들에게 최대 1만3973%에 달하는 이자율로 수십억 원 상당의 부당 이자를 챙기고, 불량배들을 동원해 피해자와 가족까지 협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경찰청은 지난해 11월부터 올 4월까지 6개월간 불법사금융을 단속한 결과 대부중개조직과 불법대부조직 등 89명을 검거하고, 이 중 5명을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1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21년 2월부터 올 4월까지 대부카페를 운영하며 1578명의 대부 희망자를 모집하고, 이를 무등록 대부업자들에게 소개해 4억9000만원 상당의 대부를 중개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중간관리자와 하부조직원 등 39명으로 구성된 대부중개조직을 결성해 대부카페 2곳을 운영했고, 조직원 중에서 현직 공무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두 카페의 이용자 수는 13만여 명에 달했다.

A씨의 대부카페에서 활동하는 불법대부중개 B조직은 카페에서 수집한 채무자 정보를 전국 불법대부조직에 유통해 약 226억원의 대부를 중개하고, 중계 수수료 24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B조직과 불법대부를 전문으로 하는 C조직은 피해자 5158명을 상대로 91억7000만원을 빌려주고 최대 1만3973%의 이자율로 47억원의 부당 이자를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두 조직은 채무자의 상황에 따라 이자율을 변경하고 평균 800~1000% 상당의 이자율을 요구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두 조직으로부터 500만원 이하의 소액 대출을 받은 피해자는 20·30대의 사회초년생들이며, 500만원 이상 고액 대부 피해자들은 소규모 자영업자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대출 실행 시 채권추심을 위해 채무자 개인정보뿐만 아니라 가족, 지인의 연락처, 채무자의 얼굴과 차용증을 함께 촬영한 사진 등을 확보했다.

이후 채무를 상환하지 않으면 채무자의 가족과 지인을 찾아가고, 채무자의 주거지를 찾아가 문을 두드리거나 고성을 지르고, 채무자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유포하는 등의 수법으로 협박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특히 C조직은 지역 불량배와 대부업 전과자들을 조직원으로 고용해 '총책-대부상담팀-대부영업팀'으로 조직을 구성해 범죄단체와 똑같은 구조로 만들어 운영하고, 하부조직원들의 휴대전화에 위치 추적 앱을 설치해 실시간 동선을 파악하면서 실적 보고를 받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에 경찰은 C조직에 범죄단체조직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C조직은 또 부산 일대에서 명함을 손으로 던져 뿌리는 것이 아닌 자동으로 명함으로 뿌리는 '슈팅기'를 개발해 하루에 최대 12만장에 달하는 '대출 안내 명함'을 뿌렸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B조직의 사무실에서 범죄수익금으로 구매한 2억원 상당의 파텍 필립 시계 등 4억원 상당의 귀금속과 현금 6억9000만원 등 총 11억원 상당의 현물을 압수했다.

아울러 경찰은 A씨가 운영한 대부카페 2곳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통보해 폐쇄 조치하고 관할 세무서에는 과세 추징을 통보했고, 범죄 수익에 대해선 추적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방송통신위원회에서 대부카페를 제재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불법대출과 운영자와의 관련성을 찾기 어려워 쉽지 않았다"며 "이번에 부산경찰청이 카페 운영자인 A씨가 불법 대부를 중개한 사실을 증명해 폐쇄까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부산경찰청 형사기동대 최해영 팀장은 "대부업체를 이용할 때는 반드시 대부업 등록 여부를 확인하시길 바란다"며 "부산경찰청은 불법 대부 피해자들의 피해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불법 대부 피해를 본 경우 적극적으로 신고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